윤 정 숙씨 (서울서부교육구청 상담 자원봉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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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상담실, 특히 학교상담실에 대한 일반적인 기존관념은 문제학생이나 드나들고 처벌받은 학생이 선생님께 꾸중듣거나 반성문을 쓰는 곳쯤으로 굳어져 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혹 의논할 일이 있어도 상담실을 기피해 왔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상담실은 설치의도와는 달리 교도주임이하 교도교사의 사무실역할만 해왔다고 하겠다.
「사회의 학교화」라는 기치아래 85년부터 도입, 시행되고 있는 상담자원봉사자제도는 그러한 상담실에의 느낌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인성지도를 위한 집단상담, 문제예방과 해결을 위한 개인상담을 통해 학생들은 나름대로 상담봉사자들을 긍정적으로 평가, 신뢰하게 되었고 의논의 대상으로 삼아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울 시내 각급 학교중 1백10개교에서만 이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담실이 효과적으로 운영되려면 학생이용이 용이한 장소에, 비밀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일반교사의 집무실과는 떨어진 곳에 독립된 공간의 설치가 필요하다. 진로정보등 약간의 교육자료를 비치해 학생의 자유로운 내방을 유도하며 문제가 있는 학생만이 이용한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또 상담봉사자가 요일별로, 혹은 매일 일정시간 상주해 학생들의 내담이 쉽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 극히 내성적인 성격, 또는 가정환경등으로 인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학생은 담임교사가 문제예방의 차원, 혹은 건전한 인성지도의 차원에서 호출상담을 시도해 상담봉사자에게 연결시겨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년초 특히 신입생들에게 집단 인성지도를 실시하면 자기발견과 학업성취 및 진로결정에 도움을 주며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토록 해주는 효과가 있다.
상담봉사자들은 위축되고 소외된 학생들의 진정한 의논자이기를 원한다. 고민이 있는 청소년들은 주저 말고 학교나 각교육구청 상담실을 찾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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