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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빈자리 진격한 샤오미·오포…쫓기는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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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 갤럭시S21FE 렌더링 이미지. [사진 렛츠고디지털]

삼성전자 갤럭시S21FE 렌더링 이미지. [사진 렛츠고디지털]

직장인 조형운(30)씨는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업체 포코의 신제품 F3를 샀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40만원대에 ‘직구’(직접 구매)했다. 조씨는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빼고는 만족한다. (배터리) 충전 시간이 짧은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포코는 2018년 중국 샤오미가 선보인 브랜드다. 지난해 독립 브랜드가 됐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선 여전히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로 보고 있다.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지각변동 #샤오미 점유율, 애플 제치고 2위 #6월만 보면 삼성까지 추월해 1위 #LG폰 빈자리는 아이폰이 노려 #삼성, 미·중 시장서 협공 당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좋은 중국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미국 애플의 아이폰과 중국 스마트폰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8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동향을 요약한 보고서를 냈다. 홍콩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지난달 샤오미는 스마트폰 1974만 대를 팔아 점유율 17%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16%)와 애플(14%)의 순이었다.

매출액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매출액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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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자료를 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의 지난 2분기 시장 점유율은 17%였다. 샤오미는 처음으로 삼성전자(1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애플(14%)이었다. 중국 오포와 비보는 각각 점유율 10%로 애플의 뒤를 이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를 1년 전과 비교하면 83% 증가했다. 오포는 28%, 비보는 27%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미국의 제재로 위축한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채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샤오미 등이 흡수했다. 유럽이나 중남미에서도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1억7000만 대(세계 3위)에서 올해 4500만 대(7위)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3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6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3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스마트폰 출하량 1위는 삼성전자, 매출액 1위는 애플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6%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 점유율 17.5%로 2위에 올랐다. 1년 전보다는 2.7%포인트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애플·샤오미·오포·비보의 ‘5강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당장 밀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치고 나가기는 어려운 형세”라고 전했다.

애플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빈자리를 애플이 노리고 있다. 기존에 LG 스마트폰을 취급하던 LG베스트샵 매장에선 아이폰을 판매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로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애플에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서울 명동에서 애플스토어 3호점 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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