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전력 사용 올 여름 최고치 경신…예비율은 12.1%

중앙일보

입력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돼 공공기관에 대한 냉방기 사용이 중단된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한 사무실에서 온도계가 34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돼 공공기관에 대한 냉방기 사용이 중단된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한 사무실에서 온도계가 34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휴가철을 앞두고 산업용 전력 사용이 늘고 폭염까지 겹치면서 전력 사용량이 올여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우려했던 전력 수급 위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폭염에 올 여름 최대 전력 사용

21일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 전력 수요를 오후 5시 기준 88.93GW(잠정치)로 집계했다.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 15일 88.6GW였다.

다만 걱정했던 전력 수급 비상사태는 없었다. 전력 사용량이 치솟으면서 이날 전력 예비력은 10.2GW, 공급 예비율은 12.1%까지 내려갔지만 수급 차질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통상 예비력이 10GW 이상이면 전력 공급이 안정됐다고 평가한다. 예비력이 5.5GW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경보’를 발령해야 한다.

원래 전력거래소는 무더운 날씨 등 영향으로 이날 전력 수요가 올해 들어 최고 수치인 91.4GW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었다. 예비력은 6968MW, 예비율은 7.6%까지 각각 떨어져 111년 만에 폭염이 왔던 2018년 최저 예비력(7092MW), 예비율(7.7%)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전력 사용량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전력 수급에도 큰 지장이 없었다. 또 신월성 1호기와 고리 4호기 등 일부 원전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력 공급량이 소폭 늘어난 점도 전력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됐다.

전력난 우려 계속 이어질 듯

당장의 고비는 넘겼지만, 전력 수급 우려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전력 수요는 폭염이 쉬지 않고 이어질 때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서다. 20일부터 본격 더위가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여름 전력 수요 증가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정부가 예측한 최대 전력 사용 시기도 무더위가 본격화하는 다음 달 둘째 주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정비 중인 원자력 발전 3기 가동을 서두르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월성원전본부를 직접 방문해 재가동을 시작한 신월성 1호 설비와 재가동을 준비 중인 월성 3호 상황을 특별 점검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계획 예방 정비 중이던 월성 3호 재가동을 이날 승인했다. 월성 3호는 오는 23일부터 외부 전력 공급을 의미하는 계통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20일 재가동 승인을 받은 신고리 4호기도 이날 계통연결을 시작했다. 당초 계획보다 약 1주일 정도 앞당겼다. 18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신월성 1호기는 이날 최대 출력에 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들 원전 3기가 정상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가면 2150㎿의 전력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전력 수급에 다소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다만 고리 4호기가 이날부터 계획 예방 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단해 일부 전력 공급이 줄어드는 점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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