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德仁) 일본 일왕이 도쿄올림픽 개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 니시무라 야스히코(西村泰彦) 장관을 통해서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시무라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일왕의 의중에 대해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상황을 매우 심려하고 계신다”며 “개최가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계신다고 배찰(拜察)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찰은 헤아려 살피는 것을 의미한다.
일왕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올림픽 개최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니시무라 장관이 조심스레 간접 화법으로 전한 것이다.
니시무라 장관은 “감염이 확산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위원회를 비롯해 관계 기관이 협력해 감염 방지에 만전을 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민감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일왕의 의견이 흘러나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니시무라 장관의 발언에 대해 “궁내청 장관이 자기 생각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24일 신규 확진자가 16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중순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일본의 하루 확진자 수가 재차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일주일 전 대비 신규 확진자가 증가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