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실직하고 술주정 부린 아들 목 조른 아버지

중앙일보

입력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술에 취한 아들을 목 졸라 의식을 잃게 한 60대 아버지가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춘천지법 10일 살인미수 혐의 국민참여재판

춘천지법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모(60)씨의 국민참여재판을 10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2시쯤 아들(39)과 아내(60)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아들이 아내에게 욕설하고 때리자, 그 자리에서 아들의 목을 졸랐다.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박씨의 아들은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틀 뒤 의식을 되찾아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검찰은 같은 달 23일 박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조사 결과 일용직 근로자였던 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감이 끊긴 지난해 11월부터 부모 집에 기거하며 가족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가족은 아들의 폭력 성향과 생활고 등으로 마찰을 빚은 지난해 12월 3일에도 가정폭력 때문에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에서는 살인의 고의성 인정 여부와 정당방위 등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 간 공방이 예상된다. 박씨는 앞선 재판에서 “아버지가 자식인 아들을 계획적으로 죽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재판 당일 건강 이상 등을 호소하는 배심원 후보자들을 귀가시키는 등 감염 예방 조치를 할 방침이다.

최종권 기자, 춘천=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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