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백신 2차접종 후 확진…‘돌파 감염’ 전국 5명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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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된 지난달 25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된 지난달 25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남 창원에서 백신 2차 접종을 한 후 14일 만에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 당국이 ‘돌파 감염’ 추가 사례인지를 조사 중이다.

경남 “접종 후 14일 이전, 돌파 아냐” #미국 ‘14일 이후’만 돌파 감염 인정 #한국 ‘14일 이전’ 포함, 지자체 혼선 #“돌파 감염 매우 적어 접종 계속해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권장되는 접종 횟수에 따라 백신을 맞고 14일이 지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바이러스 유전체 또는 항원이 검출되는 경우를 ‘돌파 감염’으로 정의한다. 국내의 경우 최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서 지난달 21일 현재 돌파 감염 사례를 4명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 중 2명은 14일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돌파 감염으로 분류한 선례가 있어 A씨 사례도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중대본과 질병 관리청, 경남도·창원시 등에 따르면 창원에 사는 8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11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의 가족 2명이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A씨도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창원시와 경남도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A씨 사례를 “돌파 감염 사례로 보기 힘들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중앙일보에서 기존 중대본 돌파 감염 사례 4건 중 2건은 14일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돌파 감염 통계에 포함된 것을 예를 들어 재확인을 요청하자 “질병청 등을 통해 다시 확인한 후 돌파 감염 사례인지 여부를 밝히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질병청의 입장은 달랐다. 질병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기계적으로 14일이 지나 추가 감염된 경우를 돌파 감염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우리는 14일 이전이라도 2차 백신 접종 후 추가 감염된 사례의 경우 통계적인 필요 때문에 돌파 감염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돌파 감염과 관련해 질병청 등 중앙정부와 일선 시·도 간에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경남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발표 때 돌파 감염(14일 경과)과 돌파 감염 조사대상(14일 이전)으로 명확히 구분해 발표하지 않아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A씨도 일단 돌파 감염 조사대상에 포함 시킨 후 2주 정도 역학조사 등을 거쳐 최종 돌파 감염에 포함할 지 중대본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마상혁 대한 백신 학회 부회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돌파 감염이 되더라도 그 수가 매우 적고 접종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증상도 경증이고 추가 전파 감염성도 더 낮기 때문에 백신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중앙과 지방정부가 동일한 기준으로 세워 돌파 감염에 대한 통계를 잡아야 정보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남에서는 지난 3월부터 50여일간 러시아 출장 중에 현지에서 코로나19 백신(스푸트니크 V)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창원시의 30대 남성 B씨도 지난달 1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에서 돌파 감염 사례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B씨는 현재 추가 조사 중이어서 아직 돌파 감염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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