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2.8% 민주 0.8%…'TV백분토론' 여야 시청률 격차 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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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첫 TV 토론회였던 31일 ‘MBC 백분토론’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달 전쯤 방송됐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 토론회 시청률을 한참 웃도는 수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향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월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월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뉴스1

1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MBC 백분토론의 시청률은 2.8%로 올해 방송된 21번의 백분토론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백분토론이 시사ㆍ교양프로그램인 데다, 방송 시작 시각이 심야인 밤 10시 40분인 것 치곤 상당한 수치라는 평가다. 올해 방송 중 시청률 1위는 지난 3월 29일 방송된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토론회로 6.2%였다. 당시 방송엔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출연했다.

이번 국민의힘 토론회는 지난 4월 26일 방송된 민주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 시청률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당시 토론회의 시청률은 0.8%였는데, 이는 21번의 방송 중 뒤에서 4번째였다.

높은 시청률만큼이나 유력 후보 간 공방도 치열했다.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준석 후보의 공세와, 이 후보를 향한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견제가 모두 거셌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이른바 ‘퀴즈식’ 질문을 던진 데 대해 나ㆍ주 후보가 불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 주 후보를 향해 “적성평가에 대한 예시 문항 질문하겠다. 양옆에 판사(나·주 후보는 판사 출신이다)가 있으니 쉽게 통과할 것이다. 이준석은 하버드대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학했다. 노무현재단은 2009년에 설립됐다. 이준석은 노무현 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주 후보는 “질문 의도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가 ‘공천 실명 책임제’를 공약한 나 후보를 향해 “성공한 공천에는 이익을 주고 실패한 공천엔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는데, 지난해 서울 동작을 공천은 성공한 공천인가”라고 묻는 장면도 있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나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나 후보는 “전체적인 총선 상황 등을 봐야 한다”라면서 “퀴즈 내듯이 단답형으로 답변을 요구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날 토론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렸다. 이준석 후보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청년 특유의 패기 있는 모습이 좋았다”고 한 반면, TK(대구ㆍ경북) 지역 의원은 “너무 공격적이라 안정성 측면에서 좀 낮은 점수를 줬다”고 했다. 나ㆍ주 후보에 대해선 “상대 후보의 도발적 질문에도 비교적 차분한 대응이 돋보였다”(영남지역 중진 의원)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해 ‘통합론’을 내세운 두 사람이 ‘자강론’을 내세운 이 후보를 함께 견제하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선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세 유력 후보 간 공방은 토론회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에서 다른 후보들의 역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있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선) 이준석이 대형 실수를 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우리 당을 안정적으로,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과 통합 속에서 이끌어 갈 수 있는지 한 번만 더 생각해달라”고 썼다. 주 후보도 SNS를 통해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자강일까. 통합일까. 결론은 둘 다”라며 “둘 다 성공시키는 것은 의지와 전략의 문제다. 경험에서 나오는 통찰력, 지혜가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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