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년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조국 내로남불', '민주당의 배신' 등 쓴소리를 들었다. 25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첫 일정으로 청년 당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다. 서울과 부산에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 당원들은 송 대표와 마주한 자리에서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2030의 분노는 공정의 배신 때문"
자신을 부산에서 왔다는 21세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청년 당원은 "재보선 참패 원인인 2030의 분노는 민주당이 당의 비전인 공정과 정의를 본질부터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학생은 "우리 당은 최순실·정유라 사건엔 모두가 한목소리로 목소리 높여 최선을 다해 비난했고 비판했다"라며 "그렇지만 조국 사태를 보는 결이 다르다고 하면서 같은 비교 대상에 놓지 말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에 칼 들이밀라던 대통령의 말씀은 칼 들어왔을 때 민주당의 '내로남불' 태도에 무용지물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를 최순실·정유라 사건과 비교하며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한 셈이다.
송 "우리 당, 명쾌하지 못했다"
이같은 지적을 듣던 송 대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날카로운 비판을 다 공유하고 6월 1일까지 경청한 뒤 당을 대표해 정리한 것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오거돈·박원순 사태부터 시작해 우리 당의 내로남불, 부동산(문제)까지 당이 찔끔찔끔 '피해 호소인' 같은 말로 논란을 빚기도 했고 명쾌하고 정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조국 사태를 지적한 학생에게 "가장 아픈 점"을 지적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사과한 일을 언급하며 "오히려 오 시장이 명쾌하게 사과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민주당이 어떤 부분에 대해 잘못했고, 그냥 무조건 반성하고 죄송했다고 하면 국민이 납득 안 되잖느냐. 뭘 잘못했는지 분명히 제시돼야 국민께서 민주당을 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이 첫 출발"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송승환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