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접종 보류'된 AZ 코로나 백신 개도국에 제공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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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생성 승인을 통과했으나 접종은 보류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6천만명 분 중 일부를 코백스 통해 지원 #화이자, 모더나로 전국민 접종 가능 판단 #24일 도쿄·오사카에 자위대 접종센터 가동

지난 2월 17일 일본 도쿄 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아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17일 일본 도쿄 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아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4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조달 물량 중 일부를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외국에 제공하는 방안이 일본 정부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

후생성은 일본 내에서 가장 먼저 승인된 화이자 백신에 이어 지난 21일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사용을 승인했다. 모더나는 24일부터 바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은 당분간 보류한 상태다. 외국에서 극히 드물게 혈전증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접종 권장 연령 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화이자사로부터는 7200만명분의 백신을, 모더나에서는 20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계약돼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지난달 미국 방문 시 화이자로부터 연말까지 5000만명분의 백신을 더 공급받기로 한 만큼, 화이자와 모더나만으로도 전 국민(1억2600만명) 접종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총 6000만명분을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 일부를 국제 공헌 차원에서 백신이 부족한 나라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본 기업 JCR제약이 연내 4500만명분을 생산할 예정이라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제약사와의 계약 사항에 '접종 후 건강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은 기업이 아닌 일본 정부가 책임진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걸림돌로 거론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백신을) 제공받는 나라의 정부가 배상을 대신하는 것으로 규정화할 수 있다면, 제공이 가능해진다"며 검토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오전 일본 도쿄에 마련된 백신 접종회장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4일 오전 일본 도쿄에 마련된 백신 접종회장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일본 정부는 24일부터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 자위대가 운영하는 대형 백신 접종 회장을 마련해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자체와 중앙정부 주도의 접종을 병행해 하루 100만명씩, 7월 말까지 65세 이상 고령자 36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접종 의료진 부족 등으로 지난 20일까지 일본 내 백신 접종 횟수는 총 799만 398회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246만18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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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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