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책 계승자 되겠다"···지지율 5%대 이낙연의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2021.05.11 14:00

업데이트 2021.05.11 14:33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셜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로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정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셜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로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정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정부의 영광과 책임을 나는 함께 안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문(文)의 정책 계승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부쩍 강조한다. 10일 대선 정책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토론회 축사에서 “저는 문재인 정부 초기 2년7개월13일 동안 총리로 일했다”며 “문재인정부의 성취와 과제를 토대로 역사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지켜드리는 것이 나와 민주당의 기본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재·보선 패배 이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5%대로 급락(지난 4~5일 한국 갤럽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했다. 문재인 정부 계승론은 이 전 대표가 지지율 반등을 위해 선택한 승부수다. 그는 지난달 15일 옛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의 모임에서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면서 “대통령을 안 하면 안 했지, 내가 (문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혁신과 포용’ 시즌2

대선 공약으로 이어질 정책 청사진에도 현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틀을 끌어왔다. ‘혁신=경제, 포용=복지’ 두 축을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경제와 복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라는 말 아래 ‘신(新)복지’와 ‘신경제’를 구체적 방향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송영길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의 국정 비전을 제안하는 심포지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5.10/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송영길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의 국정 비전을 제안하는 심포지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5.10/뉴스1

“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고 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연설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교육, 일자리까지 이낙연표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불평등 국가책임제’”라며 “가난한 시골집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겪은 성장 경험 속에 내재한 이 전 대표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성장 담론 역시 문 대통령이 키운 ‘3대 신산업’의 유지·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대표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세 가지의 선정과 전개는 상당히 성공적”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분포가 그 증거다.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바이오헬스(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전기차 배터리(삼성SDI·LG화학)와 완성차(현대차) 기업의 호응과 성장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이것들을 계속 키워가는 한편, 백신·제약 4강, 디지털 전환 선도국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세 가지를 더 얹어 욕심내겠다”는 계획이다.

文 정부 경험·전문가 동원

‘연대와 공생’ 출범식에서 공개한 ▶주택부·기후에너지부 신설 ▶특허청 재편·지식재산처 신설 ▶통계청 강화·미래전략데이터처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 계획은 “탄핵 이후 인수위원회도 없이 급하게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못 한 일”을 곱씹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정부조직의 과감한 개편은 문재인정부의 계승·발전을 위해서도 긴요하다”며 “(연대와공생의) 정치파트 행정학 전공 교수들과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왼쪽)과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오른쪽). 이낙연 전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복지와 경제 정책 수립을 각각 이끌고 있다. 중앙포토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왼쪽)과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오른쪽). 이낙연 전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복지와 경제 정책 수립을 각각 이끌고 있다. 중앙포토

국무총리·당대표를 거치며 쌓은 전문가 네트워크는 이 전 대표의 정책 구상 그룹 주축을 이룬다. 청와대 사회수석을 지낸 김연명 중앙대 교수와 서강대 부총장·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이 각각 복지와 경제 양대 분야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투톱’으로 활동 중이다. 최 전 의원은 통화에서 “김경수 교수가 설명한 ‘4R’ 하나하나가 큰 토픽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전 대표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일자리’ 대신 ‘일거리’를 만들자는 말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와 공생’ 대표인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경제 활력 제고(Resilience), 불균형 완화(Rebalance), 국민 삶 존중(Respect), 기술 개혁(Reform)”이란 4R 구상을 내놨다. 이 전 대표가 총리 재직 시절 총리실 산하 경제·사회인문연구회 이사장을 지낸 성경륭 한림대 교수도 사회분야 정책 핵심 설계를 맡고 있다.‘연대와 공생’ 내에 경제·사회·외교·안보·통일·정치·문화 영역 학자들이 전공분야를 나눠 포진했고, ‘이낙연표’가 붙은 민주당 내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에는 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등 8개 분과 연구팀이 있다.

‘이낙연표’ 안착 될까

하지만 캠프 내에서도 임기말 정책 실패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문 정부 ‘시즌 2’를 외치는 게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낙연 캠프에 몸 담은 한 의원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문 대통령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이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지도부는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박완주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기용했다. 10일 ‘연대와 공생’ 토론회엔 홍영표·홍익표·정태호·신동근·강병원 등 당내 친문 의원들이 여럿 참석했다.

지난 9일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덕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서 이낙연 전대표(가운데) 가 인사하고 있다. 최인호 전 수석대변인(왼쪽)과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은 당내 대표적 이낙연계 의원들이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덕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서 이낙연 전대표(가운데) 가 인사하고 있다. 최인호 전 수석대변인(왼쪽)과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은 당내 대표적 이낙연계 의원들이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현 정부 정책을 계승·발전하는 ‘포지티브 차별화’ 전략을 계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아직 시작도 제대로 안 했다”며 “앞으로 갈수록 더 큰 그림을 종합적으로 내놓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심새롬·송승환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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