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유행 갈림길…유흥업소·노래방 집합금지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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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봄철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방역지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당국 “방역위반 많으면 조치할 것” #비수도권 환자가 40%…전국 확산 #이번 주 중반 거리두기 조정 가능성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4일 오후 “현재의 상황은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과 유사한 점이 많다. 지금 우리는 4차 유행이 시작될지 모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권 1차장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국민의 협조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주일간 환자 수는 500명 내외로 그 전 10주가량 400명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다양한 일상 공간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543명 발생해 닷새째 500명대를 기록했다. 지역발생 사례가 514명으로, 1주(3.28~4.3)간 지역 일평균 환자는 477.3명이다. 직전 1주(3.21~27)인 421.6명과 비교하면 55.7명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400~500명) 범위에서 증가 추세를 보여 상한선인 5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최근 유행은 전국적 확산 양상을 보인다. 경남·충남 등을 중심으로 환자가 속출하면서 비수도권 지역발생 환자 비중은 40%까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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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양성률 2배로 높아져, 휴일인데 확진 500명대 

권 1차장은 “지난주 영국, 남아공 변이 감염이 41명 확인됐고 지금까지 330명의 감염 환자가 발견됐다”며 “세계적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모든 지역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은 영국 변이주로 인해 3차 유행이 시작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권 1차장은 하루 평균 5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유행이 다시 확산되면 짧은 시간 내에 하루 1000명 이상으로 유행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주일 평균 확진자 수는 증가 추세고, 일일 양성률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양성률이 높아지면 숨겨진 지역사회 감염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감염 경로 불분명 비율도 늘고 있다”며 “세부 지표들이 악화했기 때문에 전체 지표도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를 나타내는 양성률은 4일 0시 기준 2.73%로, 전날(1.31%)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정 교수는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대책은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위기의식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꺾이지 않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주 중반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권 1차장은 “최근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유흥업소,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등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위반이 다수에서 발생하는 경우 해당 업종에 집합금지를 하거나 운영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도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스더·황수연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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