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금융] 탄소배출량 제로 목표, 친환경 금융 지원에 2030년까지 30조 투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성동구 신한두드림스페이스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디지털라이프스쿨’ 3기 졸업생에게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그룹]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금융사가 이산화탄소 감축을 선언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금융회사는 공장을 직접 소유하진 않지만, 공장을 가동해 물건을 만드는 회사들에 자금을 공급한다. 그 자금으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가 이를 사용할 때 탄소가 배출된다.

신한금융그룹

이렇게 은행이 투자하거나 빌려준 자금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에 대해서도 책임지겠다는 것이 금융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핵심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는 친환경 설비로 바꿀 것을 권유하거나 환경 경영지표 공시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수용한 기업에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탄소 제로 경영을 선언했다. 신한금융이 투자 또는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 38%, 2040년 69% 줄여 2050년에는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언제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그룹 자산의 탄소배출량까지 측정해 구체적인 일정과 감축 목표를 제시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배출량 측정 모형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기업이 기존 설비를 친환경 설비로 대체할 때 금융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이런 친환경 금융 지원 금액을 2030년까지 3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신한은행은 ESG 경영 우수기업과 그 협력사에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신한 ESG 우수 상생 지원 대출’을 지난 12일 선보였다. 대출 심사를 할 때 재무적 요소와 함께 ESG 관련 비재무적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기준에 따라 ESG 경영 평가를 거친 뒤 우수 기업에 연 0.2∼0.3%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준다.

12개의 집중 모니터링 산업도 정했다. 광업(중금속 수질 오염), 담배(아동 노동 및 보건), 어업(해양 생태계 파괴), 군수(대량 살상), 발전(방사능), 작물 생산(토양 오염), 석탄 가공(대기 오염), 폐수 및 폐기물처리(수질 오염) 등 업종에서 환경 사회적 악영향이 큰 경영 활동을 할 경우 금융 지원을 배제하거나 조건부로 지원할 방침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