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교 최우선" 이라던 백악관, 김여정 담화엔 "논평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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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정책에서 외교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정책에서 외교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논평하지 않겠다" 고 답했다. 앞서 백악관은 북한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대답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백악관 대변인 "북한 접촉했으나 무응답" 확인 #"대북 정책, 언제나 그랬듯 외교가 최우선" #4시간 뒤 金 "잠 설칠 일 만들지 마라" 경고 #백악관·국방부 "논평하지 않겠다" 선 그어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6시께 김 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에 한마디 충고한다"면서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북한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질의에 백악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대변인을 통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새로운 대북 전략 마련을 위한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이날 담화 대부분은 한국을 비난하는데 할애했고, 미국은 말미에 두 문장 정도 언급했다.

북한 담화가 나오기 약 4시간 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외교는 계속해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연락을 취해 대화를 시도했는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우리가 연락을 취했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답하면서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늘 그래왔듯 (북한에) 연락할 수 있는 많은 채널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보도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촉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AP=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AP=연합뉴스]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 놀랐느냐는 질문에 사키 대변인은 "미국이 여러 차례 관여(engage)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 없이 1년 넘게 이어졌다"고 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는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목표"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긴장이) 고조되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도발 자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핵·미사일 실험 등을 강행하며 눈길을 끄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사키 대변인은 대북 정책 검토를 위해 과거 여러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정책에 관여한 전직 관료들과 협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 등 다른 동맹과도 계속 협력해 의견을 구하고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그간 3자 협의를 포함해 그들(한국과 일본)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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