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파주 LH간부의 죽음…가족에 "미안" 문자만 남겼다

13일 오전 10시 5분쯤 LH 파주사업본부 간부 A씨(58)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 파주시 법원읍 소재 컨테이너. 사진 독자

경기 파주시의 한 컨테이너에서 50대 LH 간부급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파주시 법원읍 소재 컨테이너에서 숨져 있는 LH 파주사업본부 간부 A씨(58)를 동네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이날 새벽 가족과 통화한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 등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시신이 발견된 컨테이너는 A씨가 지난 2019년 2월 토지를 산 뒤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일대를 주말농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정부가 발표한 LH 직원 투기 의혹 조사 대상자 20명에 포함되지도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다만 최근 한 언론은 A씨가 산 땅 주변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IC와 산업단지가 예정됐거나 조성되고 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도 지난 11일 비슷한 내용의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내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라 A씨와의 접촉·연락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 사망과 별개로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과 동료 직원을 상대로 A씨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도 의뢰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오전 9시 40분쯤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B씨(56)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의 집에선 메모장에 쓴 유서 형태의 글이 발견됐다.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혔다고 한다. B씨도 LH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김지혜·전익진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