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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접종 간격, 8주서 10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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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주기가 길수록 효과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1, 2차 접종 간격을 당초 8주에서 10주로 2주 늘리기로 했다.

“1·2차 접종 간격 길수록 효과” #백신 물량 부족 상황도 영향 #얀센·모더나 공급 확정된 건 없어 #월말 요양병원 65세이상 AZ 접종 #2차용 비축 물량 우선 사용 검토 #일반 노년층은 4~5월 접종 계획

이런 결정에는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2차 접종용으로 비축한 백신을 앞당겨 투입해 최대한 많은 사람의 1차 접종에 쓰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1일 “AZ백신의 공급 상황과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증가한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고려해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을 현재 8주에서 10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1차 접종자는 10주 간격을 두고 예약일을 안내받는다”며 “예약 변경이 필요할 경우 앞뒤 2주간 날짜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0주를 기준으로 원칙적으론 최소 8주에서 최대 12주까지 2차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전문가들은 긴 주기가 효과를 높인다는 점도 있지만,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격을 늘리는 게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주기를 늘려 두면 2차 접종 일정이 도래하기까지 그만큼 시간을 더 벌 수 있고, 그 사이에 추가 물량이 일부 들어올 것이 확정되면 비축 물량을 먼저 풀어 최대한 많은 규모의 인원에게 1차 접종을 할 여지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당국도 실제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분기 900만 명 접종 목표 … 확보된 백신은 770만 명분

정부는 11일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한 직원이 AZ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정부는 11일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한 직원이 AZ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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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고위 관계자는 “효과를 감안해 10주를 기본 간격으로 하되, 앞뒤 2주로 접종을 더 유연하게 하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백신 공급 시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응을 보다 탄력적으로 하기 위한 정책적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측도 비축해 둔 2차 접종 물량을 더 많은 국민에게 1차 접종하자는 데 공감대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간격을 늦춘 건 일단 다 놔주고, 2차 접종까지의 시간 동안 어떻게 해서든 백신을 확보해 추가로 놓겠다는 건데 이 방법이 최선”이라며 “예방률을 생각해 가급적 빨리 여러 명한테 한 번씩 놓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추진단 관계자는 “2차 접종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2차분이 들어와 있거나 들어올 것이 명백하다는 전제하에 조기 투입 가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 물량

코로나19 백신 도입 물량

이날 보건당국이 AZ백신을 만 65세 이상에게도 맞히기로 결정하면서 이르면 22일주부터 요양병원 만 65세 이상 환자 등 37만6000명의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AZ백신을 맞게 되는데, 당초 이달 말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는 34만5000명분(69만 회분)과 현재 접종에 쓰이고 있는 78만 명분(156만 회분)에서 실제 접종자 약 72만 명에 쓰고 조금 남는 6만 명분 정도의 백신을 이들에게 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국은 코백스 물량이 이달 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1주라도 빨리 요양병원 환자 등에게 맞히기 위해 2차분 물량으로 쌓아둔 백신을 일부 먼저 갖다 쓰고, 코백스 백신이 들어오면 쓴 만큼을 채우는 식의 조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3월 말에 코백스 물량이 들어올 것이 확정된 상황이라 며칠이라도 당길 여지가 있으면 비축분을 먼저 쓰겠다는 것”이라며 “오는 18일까지 요양병원 등의 대상자에게 동의를 받은 뒤 백신 이송 등의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3월 넷째 주부터 비축분 물량을 활용해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1분기까지 대략 115만여 명의 접종을 마무리 짓게 된다.

문제는 본격적인 대규모 접종이 시작되는 4월부터다. 2분기 동안 정부는 모두 900만 명에 접종하겠다고 목표를 잡아놨는데 백신 수급 상황이 빠듯해 차질이 우려된다. 상당수(약 850만 명)는 만 65세 이상 일반인으로 이들은 4~5월(70만5000명분)과 5~6월(350만 명분) 공급 예정의 AZ백신을 맞거나 3월(50만 명분)과 4~6월(300만 명분)에 도입될 화이자를 접종해야 한다. 다 더해도 770만 명 정도를 맞힐 물량이라 목표 인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2분기에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지만 확정된 건 하나도 없다.

게다가 가정에 있는 65세 이상 일반인 중에도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접종센터로 가서 맞아야 하는 화이자 백신을 배정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고민이 크다. 추진단 관계자는 “만 75세 등을 기준으로 나이를 세분화해 구체적인 접종 시기를 정하고, 거동 가능 여부로 대상자를 따져 백신을 배정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2분기 접종 시행 계획은 오는 15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수연·이우림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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