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미얀마는 5월의 광주…민중의지로 민주체제 회복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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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미얀마는 40여 년 전 5월의 광주다. 역경을 이겨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럼 민중의 의지로 진정한 민주 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주한 미얀마인들에게 2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재한 미얀마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미얀마 군부 독재 타도위원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 스스로 만든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하고 군사정권 지배체제로 만드는 것은 인권의 보편적 가치 등에 비춰볼 때 용인할 수 없는 인류 문명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민중 저항 상징 ‘손가락 3개 경례’

이 지사는 “(미얀마의 상황이) 40여 년 전 광주에서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쳐 탄압과 은폐가 있었고 그 후 민중들의 투쟁으로 제대로 된 민주 시스템을 갖췄다”며 “미얀마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민중의 의지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인들이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인들이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경기도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보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함께하겠다”며 “미얀마가 신속하게 민주 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참석자들과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3개 경례(Three-finger salute)’를 함께 하기도 했다.

소모뚜 주한 미얀마 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얀나잉툰 한국지부장 등 ‘미얀마 군부 독재 타도위원회’ 관계자 6명이 참석한 이 날 간담회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 상황을 공유하고 지역 사회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얀마 군부 독재 타도위원회는 재한 미얀마 활동가, 노동자,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달 초 군부 쿠데타 사건 발생 직후 결성됐다. 시위, 성명 발표, 현지 시위대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모뚜 위원장은 “앞으로 미얀마 국민이 군부 정권을 끝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경기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에는 전국 미얀마 출신 등록 외국인 2만4985명 중 45%가량인 1만130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96%가 제조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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