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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검찰총장 경쟁했던 봉욱, 대법관 후보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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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가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의 봉욱(55ㆍ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여운국(53ㆍ23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도 명단에 올랐다.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과 여운국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연합뉴스, 법무법인 동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과 여운국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연합뉴스, 법무법인 동인]

검사 출신 봉욱, 판사 출신 여운국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전날 대법원에 봉 전 차장과 여 변호사를 후임 대법관 제청 후보자로 추천했다. 앞서 대법원은 박 대법관이 오는 5월 8일 퇴임함에 따라 15~25일 열흘간 후임자를 추천받았다. 대법관이 되기 위해선 법조경력 20년 이상, 45세 이상이어야 한다. 누구라도 이 자격을 갖춘 법조인을 대법관으로 추천할 수 있다.

검찰 출신인 봉 변호사는 사법부의 다양성 측면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서울북부지검장을 지낸 박 대법관은 현재 14명 대법관 중 유일한 검찰 출신인데,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봉 변호사는 지난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인권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으로 일했다. 2017년~2019년 대검 차장검사를 지내며 문무일 검찰총장을 보좌하다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 이후 사임했다. 윤 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검사 출신 대법관' 명맥 이을까

그는 2011년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시절 한 한화·태광그룹 비자금 수사를 비롯해 27년 검사 생활 동안 굵직한 수사를 여러 건 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때는 금융증권범죄연구회 회장을 맡는 등 기업·경제범죄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19년 검찰을 떠나며 내부망에 “검찰이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걸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한 현직 검사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무난하게 공직 생활을 한 사람”이라고 봉 변호사를 평가했다. 봉 변호사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여의도고-서울대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文 정부의 검사 비선호…변수 될 것”

다만 문재인 정부가 검찰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점은 변수다. 함께 추천된 여운국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 출신으로 2019년에도 변협이 대법관 후보로 천거했었다. 여 변호사는 1997년 대전지법을 시작으로 수원지법ㆍ서울중앙지법ㆍ서울고법 등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다가 2016년 법복을 벗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현재 이 두 사람 외에도 대법관 제청 대상자 명단에 오른 법조인 중 약 20여 명이 검증 심사에 동의한 상태다. 다만 변협 추천인 두 사람은 대법관 후보 추천과정에서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근 지명된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도 변협 추천이었다.

대법원은 내달 9일 심사 동의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쳐 문 대통령에게 최종 1인을 제청한다. 이후 국회 청문회를 거쳐 문 대통령이 대법관을 최종 임명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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