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명 몰린 랜선 소개팅…두번째 코로나 새내기의 진화

중앙일보

입력 2021.01.20 05:00

업데이트 2021.01.20 12:13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정문에 외부인 출임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정문에 외부인 출임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동기 얼굴도 모르는데 후배가 들어온다."

이제 대학 2학년이 되는 20학번들의 말이다. 사상 처음으로 ‘코로나 새내기’로 1년을 보낸 그들은 이제 두번째 코로나 새내기인 21학번을 맞게 된다. 각 대학 커뮤니티에는 20학번이 21학번에 현실적인 조언을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비대면 강의를 듣더라도 서울로 가서 사는 게 나을지, 지방에 머무를지 고민됩니다."
21학번 새내기의 질무에 한 20학번은 "지방러, 지난해에 서울 와서 살아보니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기숙사에만 있었다"며 상경을 말렸다. 20학번 사이에서는 "궁금한 거 있으면 19학번에 물어보라고 해야겠다"는 등 자조적인 하소연도 나온다.

지난달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20학번 3129명)에서 20학번의 95.8%는 “입학 전 꿈꾸던 캠퍼스 로망이 있다”고 답했으나, 이들 10명 중 7명(72.9%)은 “로망을 전혀 이루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오는 3월 입학을 앞둔 예비 21학번(2835명)의 96.6%는 “입학 후 대학 축제, OT 및 MT 등 캠퍼스 로망을 이루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온라인 정모에서 술 없이 술 게임 예습" 

최근 각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시 전형을 통해 대학 입학이 결정된 21학번 새내기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만 아니었다면 1~2월은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행사가 활발할 시기지만, 대면 모임은 '그림의 떡'이다.

대신 사이버 강의 등으로 비대면 만남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선배들은 우왕좌왕했던 1년 전과 달리 온라인 화상 채팅 플랫폼 '줌(zoom)'이나 아프리카TV를 활용한 새내기배움터, OT를 기획 중이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는 지난 18일 21학번 새내기들을 위한 온라인 수시 정모를 했다. 1부에선 학과, 학교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후 2부에서는 퀴즈 맞히기 등 레크리에이션과 '랜선 술자리'를 가졌다. 이번 정모에 참여한 한 새내기는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날이 왔을 때 하게 될 술 게임을 미리 배웠다"며 "술이 없어도 선후배 간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쌓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기중(22)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신입생 27명을 포함해 총 46명이 참가했다"며 "대학 생활을 처음 경험하는 신입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동기·선배들과의 친목도 다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랜선 소개팅'엔 1300명 몰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랜선 소개팅' 이벤트에 1300여명이 몰렸다. [보틀 캡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랜선 소개팅' 이벤트에 1300여명이 몰렸다. [보틀 캡처]

대학생끼리 만나는 '랜선 소개팅'도 인기다. 대학생 전용 익명 커뮤니티 스타트업이 이벤트성으로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소개팅에는 13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로 꾸려진 스타트업 보틀은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미팅·소개팅을 하며 즐거운 새내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면서 "코로나 시국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친구도, 선배들도 잘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애초 100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기에만 400명가량이 참가했으며, 마감이 하루 남은 2기 소개팅에는 현재 1300명이 넘게 신청을 한 상태다.

소개팅 참가 신청 폼에 나이와 사는 곳, 대학교, 전공, 이상형을 기재하면 그에 맞춰 매칭이 이뤄진다. 1기 소개팅에 참가했다는 한모(19)씨는 "꼭 연애 목적이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시기에 쉽게 타대학 친구를 만들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2기도 신청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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