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관광객 못오게 해달라" 강릉행 KTX 중단 靑청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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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캡처]

강원 동해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 새해 해돋이를 보러 가려는 관광객들로 KTX 예약이 매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돋이를 보러 못 오게 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21일 한 청원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맞이 강릉행 KTX를 중단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현재 1월 1일 서울에서 강릉행 KTX가 모두 매진이고, 강릉 정동진과 포항 등 해돋이 명소인 동해안에 사람들이 붐빌 예정”이라며 “수도권과 비교해 지방에서 한두 명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좁디좁은 동네라 전염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정구역이라 불렸던 동해시도 집단 감염으로 2∼3명이었던 확진자가 하루 만에 70명 이상이 됐다”며 “이러한 비상사태에서 격리시설도 부족한 동해안에 해를 보러 오는 게 맞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KTX를 막지 못한다면 3단계는 물론 시행되어야 하고 우리 경제 또한 올스톱이라고 생각한다”며 “동해안에 해돋이 보러 못 오게 해 달라. 코로나로 직장까지 잃었다. 사는 삶의 터전까지 잃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해돋이 명소가 있는 동해와 강릉 등 자치단체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역학 조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해돋이 관광객발 감염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동해시는 급증하는 확진자로 병실이 부족해지자 관광시설까지 생활치료시설로 전환하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릉시는 새해 아침 해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당부하는 캠페인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숙박업소나 차 안에서 대기하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일출 관광객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동해안 지자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예정했던 해돋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사진 코레일톡 캡처]

[사진 코레일톡 캡처]

한편 강원도에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속초시는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21일 0시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1.5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인접한 고성, 양양 등도 1.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강릉시도 지난 18일부터 2단계로 낮췄다.

영동 지방은 대부분 해돋이 명소다. 이 때문에 해돋이 관광객들이 몰릴 경우,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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