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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前 사위, 결혼 당시 4000억원짜리 주식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 사위 키릴 샤말로프(37). 사진 페이스북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 사위 키릴 샤말로프(37). 사진 페이스북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 사위가 결혼 당시 3억8000만달러(약 4120억원)짜리 주식을 받았다고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즈(iStories)가 국제 독립 탐사매체 컨소시엄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와 함께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푸틴 일가의 유출 이메일 등을 통해 취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키릴 샤말로프(37)가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예카테리나 티코노바(33)와 2013년 결혼 직후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기업 시부르(Sibur)사의 모기업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당시 샤말로프는 시부르사의 부사장이었다. 대학에서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티코노바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푸틴 대신 외할머니의 성을 쓰고 있다.

가디언은 샤말로프가 과거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Коммерса́нтъ)와의 인터뷰에서 시부르사의 가치를 100억 달러(약 10조8400억원)로 평가했다며, 이에 따르면 샤말로프가 당시 받은 주식의 가치는 412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야권 정치인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이에 대해 “간단한 일”이라며 “푸틴의 딸이 결혼했고, 신혼부부가 3억 8000만 달러짜리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 EPA=연합뉴스

푸틴 대통령, EPA=연합뉴스

샤말로프와 티코노바는 2018년 이혼했다. 당시 샤말로프가 이혼과 함께 재산의 절반을 잃었으며, 이혼 전 시부르사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으나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시부르사는 샤말로프가 경영진을 위한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을 행사해 주식을 샀다면서도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코노프 시부르사 이사회 의장은 성명을 내 “주식 매각 조건은 다른 경영자의 경우와 다를 바 없었고, 샤말로프만을 위한 독점적 조건은 없었다”며 “사측은 독립적인 전문가들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해명했다.

아이스토리즈와 OCCRP는 한 익명의 취재원이 유출 이메일을 제보해왔으며, 샤말로프 측 관계자를 통해 이 이메일들이 진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이날 “그런 보도들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겠다”며 “그 같은 루머들은 종종 사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만 했다.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로 알려진 에카테리나 티코노바(33). 사진 페이스북 캡처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로 알려진 에카테리나 티코노바(33). 사진 페이스북 캡처

한편 샤말로프 부부는 푸틴 대통령 사옥 인근의 부동산을 사거나 프랑스 비아리츠의 땅을 사들이는 데 수십 억원을 쓴 것으로도 보도됐다. 카펫 하나를 사는 데 5만 유로(약 6500만원)를 쓰거나 책을 사는 데 5700유로(약 750만원)를 썼다고도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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