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골프 최고수 “우즈 동영상 2만 번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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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조백균씨는 간결한 스윙이 아마추어에게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사진 미드아마추어 골프연맹]

조백균씨는 간결한 스윙이 아마추어에게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사진 미드아마추어 골프연맹]

대구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조백균(42)씨는 2011년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한 달여 배우다가 레슨을 그만두고 독학을 시작했다. 대개 독학 골퍼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씨는 4개월 만에 싱글(3오버파)을 쳤다. 최저타 기록은 7언더파다.

입문 4개월 싱글, 미드 아마 1위 #“프로와 차원 달라 아마 남을 것”

올해 조씨는 미드 아마추어(25세 이상 순수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승을 했고, 랭킹 1위에 올랐다. 성인이 된 뒤 골프를 시작한 한국 아마추어 가운데 손에 꼽는 실력자다. 조씨는 내년 매경오픈 출전권도 얻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캡틴 조백균골프TV’도 운영한다.

조씨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골프도 원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슨을 중단한 뒤 그는 골프 스윙 레슨책 두 권을 사 정독했다. 또 주변에 “누가 골프를 제일 잘 치냐”고 물어봤다. “타이거 우즈”라는 답을 얻었다. 그는 우즈 동영상을 2만 번 이상 돌려봤다. 그는 “스윙을 30개 동작으로 잘라 보며 연습했다”고 소개했다.

운 좋게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는 “고교 때 태권도 선수를 한 게 큰 도움이 됐다. 힙턴과 체중 이동, 균형 유지 등 골프에 유용한 동작이 많다”고 말했다.

아마추어의 스윙에 관해 그는 “큰 백스윙은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작은 백스윙의 경우 정상적인 백스윙과 비교해 거리 차는 크지 않으면서도 실수가 날 가능성은 줄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드라이버로 250m를 친다. 하지만 대회에 나가 아이언을 칠 때는 스윙을 하다 만 느낌 정도로 친다. 7번 아이언의 경우 145m 정도다.

조씨는 “원심력을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골프 스윙과 원리가 비슷한 게 쥐불놀이 깡통 돌리기다. 깡통을 돌릴 때 스피드를 내려고 힘주는 지점이 있다. 다운스윙 시작과 동시에 힘을 쓰면 속도도 늦어지고 궤도가 틀어진다. 다운스윙 시작 후 아주 조금 지나 힘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정도 실력인데 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를 고집할까. 조씨는 “서요섭, 김홍택 등 투어 프로와 라운드해 보니 차원이 다르더라. 압박감 속에서 멀리 정교하게 칠 수 있어야 투어프로 수준에 오르는데, 내가 그 정도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중 잘 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3월부터 운영했다. 유튜브에서는 클럽 챔피언이나 라운드를 통해 발견한 아마 고수의 비법을 전한다. 또 ‘다른 유튜버와 필드 겨루기’ 같은 예능 형식에도 도전한다. 일종의 도장 깨기 비슷한 골프 경기다.

유튜브 레슨을 통해 잘 된 사람도 있지만 스윙이 망가진 사람도 많다. 조씨는 “자기 눈높이에 맞는 동영상을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유튜브 레슨 중 단기처방이 있는데, 왜 그렇게 하는지 원리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무작정 따라하면 오히려 더 고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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