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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면전서 들이받은 주호영 "MB·朴사과? 낙인 찍어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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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놓고, 당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놓고, 당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앞서 서병수ㆍ장제원ㆍ배현진 의원 등이 잇따라 반발한 데 이어, 7일 오전 열린 당 비공개회의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대위원장 면전에서 대국민 사과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제시하면서 두 사령탑이 충돌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거듭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주 원내대표는 “(당내에) 처음 위원장이 되셨을 때 사과를 했으면 몰라도 지금이 적합하냐는 의견이 있다. 또 (내년 재보궐) 선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우리 당 (스스로)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인사들의 입을 빌렸다지만, 사실상 주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사과 방침에 강하게 반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원래 (임기 시작 후) 바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만류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하려고 한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끌 재량을 줘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되면 더는 당을 이끌어가기 힘들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비대위원들이 “사과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김 위원장을 거들었지만, 비대위원장-원내대표의 충돌로 회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 중앙포토

이날 국민의힘은 원외 당협위원장 당무감사 발표 수위를 놓고서도 삐걱거렸다. 당초 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 교체를 발표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정양석 사무총장이 “권고가 아닌 교체를 발표하는 건 맞지 않는다. 비대위가 권고를 수용할지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결국 이날 당무감사위는 “138개 원외 당협 중 35.5%(49곳)를 교체 권고했다”는 선에서 당무감사를 끝맺었다. 김 위원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이번 당무감사는, 당내에서 ‘김종인 표 물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위원장이 의욕을 갖고 드라이브를 걸었던 사안이다. 국민의힘 핵심 인사는 “김 위원장이 주 원내대표와 정 사무총장에게 하루에 두 번이나 들이받힌 격”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통화에서 "내가 김종인이라는 개인이 아닌 당 위원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하려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통화에서 "내가 김종인이라는 개인이 아닌 당 위원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하려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탄핵 정국 이후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과를 하질 못해 4월 총선에서 이 모양이 된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는 당연한 수순이고, 당내에서 사과하니 마니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를 놓고 당내 반발이 있는데

당내 반발을 신경 쓰면서 할 일을 못 하면 당 위원장으로서 아무 일도 안 하느니만 못한 것 아닌가. 그런 반발을 하는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개인이 대국민 사과할 자격이 있나”는 지적에 대해

그런 얘기는 잘못됐다. 내가 지금 김종인이라는 개인이 아니지 않나. 한 개인이 아니라 위원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인데 자격을 운운한다는 건 거론할 가치가 없는 얘기다.

대국민 사과는 9일인가.

발표문을 정리하고 있는데, 정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

손국희·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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