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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군부대서 37명 깜깜이 집단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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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도 포천시 육군 모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경기도는 5일 오후 9시 현재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포천 지역 전 부대 장병에 대해 외출 통제령을 내렸다. 이날 포천의 한 부대 관계자가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다. [포천=연합뉴스]

경기도 포천시 육군 모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경기도는 5일 오후 9시 현재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포천 지역 전 부대 장병에 대해 외출 통제령을 내렸다. 이날 포천의 한 부대 관계자가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다. [포천=연합뉴스]

경기도 포천시의 한 육군부대에서 37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사들의 휴가와 외출이 대부분 제한된 상황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 발생한 것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대 방문 민간인, 외출 간부 조사 #포천 지역 모든 부대 외출 통제령 #유은혜 “등교 늘릴 수 있게 #오전·오후반 운영도 검토”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도 비상

5일 포천시와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이 부대 병사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한 확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냄새를 맡지 못하고 맛을 느끼지 못하는 등 이상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국은 확진자 발생 직후 해당 부대 병력 이동을 통제하고 장병 269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가 병사 34명과 간부 3명 등 37명으로 늘어났다. 포천시와 군 당국은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 감염 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청원휴가 등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가가 잠정 중지된 상태고, 외박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중단됐다”며 “외출 역시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어디서 감염이 시작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확진자 중 지난달 26~27일 서울에 다녀온 간부 등 외출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부대를 방문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도 증상 확인에 나섰다. 부대원들은 모두 인근 부대에 분산 수용돼 1인 격리됐고, 해당 부대 간부 및 군인 가족들도 자가격리됐다. 포천 지역 내 다른 부대들도 외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WHO “전세계 인구의 10% 코로나 감염, 최선의 추정치”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3명이었다. 이 중 국내 발생이 64명, 해외 유입이 9명이었다. 지난달 30일 113명으로 증가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일 77명, 2일 63명, 3일 75명, 4일 64명에 이어 이날까지 5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추석을 전후해 고향에서 가족들을 만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12세 초등학생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울산의 조부모 집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대전에 거주하는 60대 여성과 남편, 충남 공주시에 거주하는 이 여성의 90대 부친 및 80대 모친도 동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딸 부부는 지난달 21일 벌초를 하기 위해 공주를 방문해 부모를 만났고, 23일과 29일에도 부모 집을 방문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가 국내에서 2명 발생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과 8월에 각각 11세와 12세 남자아이가 발열, 복통 등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았다. 현재 이들은 모두 퇴원한 상태다. 이 질병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지만, 발생 원인을 알 수 없어 한때 ‘어린이 괴질’로 불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등교 인원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등교를 확대해야 하며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향후 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방역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예를 들어 오전·오후반을 운영한다면 학교 밀집도는 지키면서도 등교를 매일, 또는 주 3일 정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장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추석 특별방역기간 종료 다음 날인) 12일부터 당장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WHO 이사회 코로나19 회의에서 “현재까지 세계 인구 중 대략 10%가 코로나에 걸렸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최선의 추정치”라며 “전체적으로는 세계 대다수가 여전히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울산·대전=백경서·김방현 기자 jeon.ick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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