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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에 경고장 날린 금융위…"주식시장 변동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금융위원회가 빚 내서 주식에 투자하거나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위험을 경고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23일 오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 소위 ‘빚투’ 문제와 정보 접근성이 낮으며 환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는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서학 개미’ 나스닥 러쉬…당국은 우려

금융위는 지난 7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이 3조6000억원으로 국내 주식(3조80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개인과 일반법인 합산액인데, 7월 말 잔액 기준 개인 비중은 약 77%다. 당국은 주로 나스닥 대형 기술주 위주의 개별 종목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했다. 올해 1~7월 순매수 종목 상위 5개의 83%가 나스닥 개별 종목이었다.

손 부위원장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져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투자가 가질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용 대출 급증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한 고액대출이 빠르게 늘어났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위는 차주 상환 능력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가계 대출이 특정 자산 시장으로 지나치게 쏠리고 있지는 않은지 금융기관이 스스로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전체 신용대출 차주 중 고소득 차주(소득 8000만원 초과)의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30.6%에서 올해 6월 말 35.4%로 증가했으며 1~3등급 고신용 차주의 비중은 같은 기간 78.4%에서 82.9%로 증가했다. 1억~2억원 사이 고액 대출 비중은 12.6%에서 14.9%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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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부위원장은 “금융당국도 경계감을 갖고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가계대출 불안 요인이 지속할 경우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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