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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은 학교 기숙사 입소?” 기숙학원 퇴소한 재수생들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 휴원안내가 붙어 있다. 정부는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추진계획을 통해 대형학원, PC방,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 12종을 대상으로 오는 30일까지 집합을 금지했다. 뉴스1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 휴원안내가 붙어 있다. 정부는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추진계획을 통해 대형학원, PC방,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 12종을 대상으로 오는 30일까지 집합을 금지했다. 뉴스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90여일 앞두고 고교생과 재수생 사이에 때아닌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전국 300명 이상 대형학원에 대해 무기한 운영 중단 조치를 내렸지만, 고3의 경우 등교 및 대면 수업을 허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퇴소 조치가 내려진 기숙학원 학생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들은 2학기 입소를 앞둔 학교 기숙사를 거론하며 '차별적 행정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기숙사 운영 학교, 2학기 맞아 이번 주 귀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둔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제일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뉴스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둔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제일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뉴스1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의 고등학교들은 2학기 개학을 맞아 학생들에게 귀교 일정을 공지했다. 이들 학교들은 개학일인 27~31일을 앞두고 학년별로 순차적 입소를 진행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하나고, 경기 용인외대부고, 인천 하늘고 등 전국형 자사고와 서울과고, 국립국악고, 서울체고 등 영재학교·특목고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3인 1실 또는 4인 1실로 운영되던 기숙사를 1인 1실로 변경하고 식당 등 공동시설을 교차 이용하도록 하는 등 자체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대신 정부 지침에 따라 1~2학년은 기숙사에서 원격 수업을 하고 3학년만 대면 수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수생 "기숙학원은 왜 퇴소하나"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 강남본원에서 한 강사가 오프라인 수업 시간표대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 강남본원에서 한 강사가 오프라인 수업 시간표대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학교 기숙사 입소를 앞둔 고등학생과 달리 대입 준비를 위해 기숙학원에 머물던 'n수생'들은 이미 퇴소하거나 퇴소를 앞두고 있다.코로나 확산에 따라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300명 이상 대형학원의 이용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형 기숙학원이 밀집한 경기지역에서는 이미 22개 대형 기숙학원 학생 7276명 중 2700명이 집으로 돌아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기숙학원 20곳이 학생들에게 퇴소를 공지한 상황"이라며 "관계 기관과 합동 지도점검을 통해 전체 퇴소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숙학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정부의 조치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숙학원에 자녀를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이미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안전하게 있는 학생은 밖으로 내보내면서 학교가 운영하는 기숙사는 입소를 허용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학교의 방역은 특별하고 학원의 방역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냐며 "재수생과 고교생을 차별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방역 대책에 형평성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300명 이상 대형학원은 중대본이 고위험 시설로 분류한 곳으로 이에 따라 방역 지침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학교 기숙사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진단검사를 하고 등교 전 실시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의무화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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