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책 사라지고, 감시카메라 망가져…‘역대급 장마’에 軍 피해도 1500억원 '역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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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으로 길었던 올여름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군이 입은 피해가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GOP 보급로 훼손, 병영생활관 침수도 #"예산 쥐어짜도 수백억 부족할 수도"

미래통합당 한기호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피해는 육군에서 일어났다. 총 930건의 피해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중 철책 유실이 180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액만 약 34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한강과 하천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김포 한강 하류 군 철책 통로가 물에 잠겼다. 이번 장마로 철책이 유실되는 등 총 1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한강과 하천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김포 한강 하류 군 철책 통로가 물에 잠겼다. 이번 장마로 철책이 유실되는 등 총 1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뉴스1]

최근 탈북자 월북 사건 등에서 자주 거론됐던 '첨단 경계시스템'도 큰 피해를 봤다. 강한 비바람에 감시카메라가 파손되고 센서가 달린 광망(케이블)이 사라지면서 약 175억원 규모의 피해가 생겼다.    

전방 GOP(일반전초) 부대 보급로, 전술도로 등이 훼손된 경우도 약 170건(피해액 약 290억원)에 달했다. 또 탄약고가 붕괴하거나 병영생활관이 침수된 사례도 있었다.

해ㆍ공군에선 각각 약 1억5000만원, 1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방부 직할부대에서도 약 8억원의 피해 복구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피해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복구 예산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기호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남은 재난피해복구비(10억원)와 육군 보수비(114억원)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예비군훈련 취소 예산(200~300억원), 군수 불용예산(400억원) 등 가능한 예산을 쥐어짜도 1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군 당국은 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실사를 해보면 피해 규모는 추산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병력을 동원하는 등 예산을 아낄 수 있는 요인도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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