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2분기도 적자 행진…"정제마진 하락에 3분기도 장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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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급락, 정제 마진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입한 원유를 저장할 공간마저 부족해지고 있다.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 탱크의 부유식 지붕(플로팅 루프)이 상단까지 올라와 있다. 부유식 지붕은 저장된 원유 높이에 따라 위아래로 조절된다. 연합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급락, 정제 마진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입한 원유를 저장할 공간마저 부족해지고 있다.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 탱크의 부유식 지붕(플로팅 루프)이 상단까지 올라와 있다. 부유식 지붕은 저장된 원유 높이에 따라 위아래로 조절된다. 연합뉴스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2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24일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공시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정유사도 2분기 적자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GS칼텍스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3000억~4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도 500억~8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앞서 정유 4사는 지난 1분기 4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코로나19로 창사 이래 최악의 적자를 낸 것이다.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유 등의 수요가 줄면서 공급 과잉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와 건설 등 관련 분야도 눈에 띄는 호재가 없다. 정유사 실적과 연결된 싱가포르 정제마진도 6월 셋째주와 넷째주 0.1을 기록하면서 한때 마이너스를 벗어났다가 이달 들어 셋째주(-0.5)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3분기에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이어지면 흑자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최악의 정제마진이 이어지고 있는 등 7월 실적에 비춰보면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 원유수입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수입한 원유는 4억9730만 배럴로 5억 배럴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수입 원유는 5억4428만 배럴이었다. 원유수입이 줄면서 국내 정유 4사 정제 시설 가동률은 올해 들어 70% 중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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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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