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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잇는 보이그룹 탄생할까…방시혁의 큰 그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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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6일 첫 방송을 앞둔 ‘아이랜드’에 참가하는 23명의 지원자들. [사진 Mnet]

26일 첫 방송을 앞둔 ‘아이랜드’에 참가하는 23명의 지원자들. [사진 Mnet]

방탄소년단(BTS)을 잇는 차세대 K팝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선보이는 보이그룹이 베일을 벗었다. 24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아이랜드(I-LAND)’ 제작발표회를 통해 지원자 23명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은 12명에 최적화되어있는 아이랜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113일간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일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3월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설립하고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오디션을 진행하는 등 오랜 시간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빅히트-CJ ENM 손잡고 ‘아이랜드’ 시동 #113일간 생존게임으로 새 보이그룹 선발 #“경쟁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 성장 도울 것”

26일 Mnet과 tvN에서 동시 첫 방송 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독특한 세계관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경기 파주에 30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총 3개 층으로 구성된 이 공간에는 연습실과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공연이 가능한 가변형 무대도 마련돼 있다. ‘프로듀스’(2016~2019) 시리즈가 파주영어마을, ‘아이돌학교’(2017)는 양평영어마을 등 기존 건물을 연습생의 기숙사 개념으로 활용했다면, 이번엔 영화 세트장처럼 프로그램 콘셉트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한 셈이다. 배우 남궁민이 스토리텔러로 참여해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작비 200억, 3000평 전용 공간 구축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된 ‘아이랜드’의 모습. 지원자 23명 중 12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 [유튜브 캡처]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된 ‘아이랜드’의 모습. 지원자 23명 중 12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 [유튜브 캡처]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제작진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IP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정형진 CJ ENM 상무는 “그동안 Mnet 제작현장에서 여러 K팝 아티스트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차세대 아이돌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빅히트의 프로듀싱 노하우와 Mnet의 프로그램 제작역량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여러 아이돌 메이킹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전형처럼 여겨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한층 진화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비만 200억원에 달할 만큼 양사의 역량을 총동원했다. 빅히트 방시혁 의장은 물론 피독 프로듀서, 손성득 안무가 등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든 전문가들이 발 벗고 나섰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이후 10년 만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10년간 K팝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대중이 바라는 아티스트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그 기대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 [사진 Mnet]

‘아이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 [사진 Mnet]

방시혁 프로듀서는 아티스트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음악과 무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꼽았다. 그는 “참가자들이 경쟁에 매몰되거나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수동적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원자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첫 번째는 자신이 지닌 매력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두 번째는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췄는지, 마지막으로 성장 잠재력과 미래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비 “연습생 때 만난 방시혁, 많이 배우고파”

2017년 발표한 ‘깡’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비, 올 초 ‘아무노래’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지코 등을 프로듀서로 섭외한 부분도 눈에 띈다. 1998년 6인조 보이그룹 팬클럽으로 데뷔해 2002년 솔로로 전향한 비는 “20년 전 방시혁 프로듀서님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며 “연습생 때부터 본받을 것도, 배울 것도 많은 분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JYP엔터테인먼트 시절 작곡가와 가수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나쁜 남자’(2002)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2003) ‘아이 두’(2004) 등을 함께 작업했다.

방시혁과 함께 ‘아이랜드’ 프로듀서로 합류한 비와 지코. 각각 레인컴퍼니와 KOZ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사진 Mnet]

방시혁과 함께 ‘아이랜드’ 프로듀서로 합류한 비와 지코. 각각 레인컴퍼니와 KOZ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사진 Mnet]

2011년 7인조 보이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셀프 프로듀싱을 맡아온 지코는 “아이돌 그룹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작사 작곡뿐 아니라 비주얼 디렉팅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필드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팁을 가감 없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JYP 트와이스의 데뷔 무대가 된 ‘식스틴’(2015), 각각 YG의 위너와 아이콘을 데뷔시킨 ‘윈’(2013)과 ‘믹스앤매치’(2014) 등 기획사와 손잡은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종종 있었지만, ‘아이랜드’는 각기 다른 시대에 활동한 프로듀서를 참여시킴으로써 운신의 폭을 넓혔다는 점이 색다르다.

세븐틴도 첫 밀리언셀러…빅히트 효과 톡톡

이번 프로그램의 투표는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진행된다. 정형진 상무는 “투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된다”며 “외부 플랫폼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외부 참관인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판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투표 조작으로 타격을 입은 Mnet 입장에서는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빅히트 입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확대할 기회인 셈이다. 그동안 유튜브ㆍ네이버 브이 라이브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해온 빅히트는 지난 14일 열린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를 위버스샵에서 독점 중계하는 등 자사 플랫폼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22일 발표한 미니 7집 ‘헹가래’로 첫 밀리언셀러 등극을 앞둔 세븐틴. [사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2일 발표한 미니 7집 ‘헹가래’로 첫 밀리언셀러 등극을 앞둔 세븐틴. [사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빅히트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도 더 커졌다. 2015년 데뷔한 플레디스 소속 보이그룹 세븐틴은 지난 22일 발매한 미니 7집 ‘헹가래’의 사전주문량이 106만장을 돌파하면서 첫 밀리언셀러를 예고했다. 지난해 정규 3집 ‘언 오드’로 8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데 이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 3월 위버스에 입점한 세븐틴의 해외 팬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 지난해 데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외에도 2012년 데뷔한 플레디스의 뉴이스트와 한솥밥을 먹게 된 빅히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수준의 남성그룹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과 자평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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