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블랙핑크·비욘세…센 언니 뭉쳤다, 파괴력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10 17:31

업데이트 2020.06.10 18:55

지난달 29일 정규 6집 ‘크로마티카’를 발표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디 가가는 ’음악적 세계를 표현한 가상 공간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지난달 29일 정규 6집 ‘크로마티카’를 발표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디 가가는 ’음악적 세계를 표현한 가상 공간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센 언니들의 기세가 무섭다. 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최신 싱글 차트에서는 2위 ‘새비지(Savage)’를 시작으로 4위 ‘세이 소(Say So)’ 등 여성 아티스트가 협업한 곡들이 나란히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레이디 가가(34)다. 지난달 29일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표현한 가상 공간을 뜻하는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를 발표한 그는 아리아나 그란데(27)와 함께 한 ‘레인 온 미(Rain On Me·5위)’,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와 협업한 ‘사워 캔디(Sour Candy·33위)’ 등 4곡을 ‘핫 100’에 올렸다.

가가 6집 ‘크로마티카’로 빌보드 정상
블랙핑크 협업곡 ‘사워 캔디’도 인기
비욘세·니키 미나즈 등 여성 래퍼 협업
‘세이 소’ ‘새비지’ 리믹스도 싱글 1위

레이디 가가는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2집 ‘본 디스 웨이’(2011)부터 영화 ‘스타 이즈 본’(2018) OST까지 포함하면 무려 6연속 1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예정보다 발매가 늦어졌지만, 올해 발매된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여전한 폭발력을 자랑했다. 2008년 ‘저스트 댄스’ ‘포커 페이스’를 시작으로 2011년 ‘본 디스 웨이’, 2018년 ‘쉘로’에 이어 지난주 ‘레인 온 미’까지 또 한 곡을 추가하면서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에 이어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모두 1위 곡을 낸 세 번째 솔로 가수가 됐다.

레이디 가가 “블핑 다섯 번째 멤버 기뻐”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사워 캔디’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33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7위에 오른 걸그룹 블랙핑크. 오는 26일 1년 2개월 만에 신곡 발표 예정이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사워 캔디’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33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7위에 오른 걸그룹 블랙핑크. 오는 26일 1년 2개월 만에 신곡 발표 예정이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도 레이디 가가의 손을 잡고 K팝 걸그룹 역사를 새로 썼다. 두 팀이 함께 부른 ‘사워 캔디(Sour Candy)’가 빌보드 싱글 차트 33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7위에 오르면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8년 ‘뚜두뚜두’(55위)로 ‘핫 100’에 처음 진입한 블랙핑크는 지난해 4월 ‘킬 디스 러브’로 41위에 올랐다. 2018년 영국 싱어송라이터 두아 리파(25)와 협업한 ‘키스 앤 메이크 업’은 ‘핫 100’에서는 93위에 그쳤지만, 영국 싱글 차트에서는 36위를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만약 ‘사워 캔디’가 싱글로 선공개 됐다면 발매 첫 주 ‘스투피드 러브’(5위)와 ‘레인 온 미’(1위)를 잇는 더 높은 성적을 안겨줬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블랙핑크의 신곡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1년 2개월 만에 발표되는 신곡으로 9월 발표 예정인 첫 정규앨범 콘셉트를 엿볼 기회이기 때문이다.

K팝 걸그룹 중 해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블랙핑크에 먼저 러브콜을 보낸 레이디 가가는 “강인한 여성상을 좋아하는데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며 “블랙핑크의 다섯 번째 멤버가 되어서 자랑스럽다”고 협업 소감을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블랙핑크가 레이디 가가가 몸 담고 있는 유니버설뮤직 산하 인터스코프레코드와 미국 활동 계약을 맺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눈물 닦고 함께 강인함 보여주자” 

레이디 가가의 신곡 ‘레인 온 미’를 함께 부른 미국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사진 유니버설뮤직]

레이디 가가의 신곡 ‘레인 온 미’를 함께 부른 미국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사진 유니버설뮤직]

5집 ‘조앤’(2016) 이후 한동안 음악 활동이 뜸했던 레이디 가가로서도 윈윈할 기회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레이디 가가는 데뷔 초부터 여성을 둘러싼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K팝과 라틴팝 등 다양한 비영어권 음악이 주목받고, 문화계 전반에서 여성 서사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명분과 실속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돈트 스타트 나우(Don’t Start Now)’로 ‘핫 100’ 7위에 오르는 등 활약하고 있는 두아 리파 역시 지난 3월 마마무 화사와 함께 부른 ‘피지컬(Physical)’을 발표하는 등 K팝 가수들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서로를 향해 남다른 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트위터를 통해 “그녀가 내 손을 잡고 아름다운 세상에 초대해준 덕분에 힐링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던 그녀가 언니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에 레이디 가가는 “한때 절대 멈추지 않을 것처럼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함께 우리의 강인함과 우정을 보여주자”고 화답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화합’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그는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나약한 행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뜻이 담긴 곡”이라고 설명했다.

틱톡 챌린지가 밀고 언니들이 끄는 역주행 

지난해 11월 정규 2집 ‘핫 핑크’를 발표한 미국 래퍼 도자 캣.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정규 2집 ‘핫 핑크’를 발표한 미국 래퍼 도자 캣. [AP=연합뉴스]

도자 캣의 ‘세이 소’ 리믹스 버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래퍼 니키 미나즈. [AP=연합뉴스]

도자 캣의 ‘세이 소’ 리믹스 버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래퍼 니키 미나즈. [AP=연합뉴스]

지난달 여성 래퍼 간 협업곡으로 처음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한 도자 캣(25)의 ‘세이 소(Say so)’와 1위 자리를 넘겨 받았던 메건 더 스탤리언(25)의 ‘새비지’는 언니들의 지원사격 덕을 톡톡히 봤다. ‘세이 소’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2집 ‘핫 핑크’ 타이틀곡이었으나 지난달 니키 미나즈(38)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리믹스 버전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0년 데뷔 이후 정상급 래퍼로 자리 잡았지만 유독 ‘핫 100’ 차트에서 고전했던 니키 미나즈에게도 첫 1위를 안겨준 효자곡이 됐다. ‘새비지’ 역시 지난 3월 발표한 미니앨범 ‘슈가’의 수록곡으로 비욘세(39)가 피처링하면서 힘을 발휘한 케이스다. 역대 ‘핫 100’ 1위 곡 중 여성 아티스트 협업 곡은 단 6곡에 불과했지만 한 달 새 3곡이 추가된 셈이다.

지난 3월 ‘새비지’를 발표한 미국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 [사진 그래미 홈페이지]

지난 3월 ‘새비지’를 발표한 미국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 [사진 그래미 홈페이지]

 ‘새비지’ 리믹스 버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팝 가수 비욘세. [AP=연합뉴스]

‘새비지’ 리믹스 버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팝 가수 비욘세. [AP=연합뉴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두 아티스트 모두 틱톡에서 챌린지로 먼저 주목받았다. 음악에 맞춰 섹시 댄스를 추는 영상이 유행하는 가운데 새롭게 발매된 리믹스 버전이 날개를 달아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트루스 허츠’로 역주행에 성공해 7주간 ‘핫 100’ 정상을 지킨 리조처럼 SNS 상에서 새로운 아티스트가 발굴되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음반사 관계자는 “타이틀곡과 별개로 SNS 반응이 오면 추후 다양한 버전으로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기도 한다”며 별도 마케팅 없이도 터지는 곡을 보면 많은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나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 요소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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