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콜센터 발칵…코로나 상담하던 직원이 코로나 확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의 모습. 뉴스1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의 모습. 뉴스1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건보공단이 발칵 뒤집어졌다.
건보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 대표 기관으로, 이곳 콜센터는 건강보험 관련 상담 업무를 주로 한다. 지난 1월부터는 코로나19 대응을 상담하는 질병관리본부의 1339 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근무하는 콜센터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 콜센터 직원인 38세 남성은 지난 16일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이 직원은 16일은 예정된 휴가여서 출근하지 않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17일, 18일까지 추가로 휴가를 냈다. 하지만 19일엔 출근해 콜센터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인 지난 22일에도 출근해 호전되지 않자 선별진료소로 가서 진단 검사를 받았고, 23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전날 확진 통보를 받은 뒤 콜센터 직원과 공단 직원 전체가 진단 검사를 받았다"며 "현재까지 확진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공단 콜센터 상담직원은 404명이고, 공단 직원은 60명이다. 이 중 상담직원 391명과 공단 직원 58명 등 총 449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남은 10여 명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단은 또 콜센터가 있는 7~9층과 공단 사무실 10층, 13층 등 총 5개 층을 폐쇄하고 소독 및 방역 작업을 벌였다. 코로나19 확진 직원이 나온 9층은 2주 간 폐쇄된다.

현재까지 공단 직원 대부분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업무를 하는 곳에서 확진자가 나와 안이한 대응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확진된 직원은 첫 증상을 보인 후 엿새가 지나서야 진단 검사를 받았다.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콜센터 업무도 마비됐기 때문이다. 확진자 발생 직후 발병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서울1센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서울1센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은 옆 책상과 간격이 140㎝, 앞 책상과는 180㎝등으로 떨어져 앉았고,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였다"며 "방역 수칙 매뉴얼을 준수하고, 직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진단 검사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또 "확진 통보를 받은 후 전체 직원이 서둘러 진단 검사를 받았다"며 "9층 콜센터는 2주간 폐쇄되지만 다른 업무 공간은 상황을 보면서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