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잘 버는 기업과 돈도 잘 벌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기업이 있다면 어느 기업에 투자하고 싶으신가요. 대부분 후자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이런 점에 착안한 투자를 ESG투자라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요즘 더 주목 받고 있습니다.
#돈도 잘 벌면서 착한 기업?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투자는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지배구조도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훌륭한 재무제표도 기본이다. 전문기관이 등급을 매긴다.
#글로벌 투자자문사들도 ESG 강화 열풍
=ESG투자는 ‘메가트렌드’로 꼽힌다. 관련 투자 자산 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7000억 달러로 커졌다. 연평균 15.1%씩 성장해왔는데, 최근 자산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자문사인 블랙록, SSGA 등은 ESG 투자 상품을 늘리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에 사회적 책임 강화를 직접 주문하기도 한다. 국민연금 같은 각종 연기금도 투자에 ESG평가를 반영한다.
#코로나19 같은 위기에 강하다
=코로나19로 ESG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 정대로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ESG에 대한 시장 요구는 한층 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증시가 급등락한 2018년을 기준으로 ESG 종목들을 모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 Leaders 지수의 수익률은 -9.5%로 일반 지수인 MSCI 글로벌 지수 수익률(-11.2%)보다 높았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지수) 하락시 변동성을 줄이는 데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은 주가의 급락 가능성도 작았다.
#네이버는 되고 카카오는 안 된다고?
=한국기업기배구조원(KCGS)지난해 평가한 ESG등급에서는 풀무원·포스코인터내셔널·KT&G·신한지주·SK네트웍스·KB금융·BNK금융지주 등이 A+ 등급을 받았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SDI가 A평가를 받았다. 가장 낮은 곳은 카카오(B등급)였다. 삼성전자(B+), 네이버(B+), 셀트리온(B+), LG화학(B+), 현대자동차(B+) 등이다.
=카카오는 한국거래소 산정하는 각종 ESG 종목 지수에서 빠져있다. KT&G도 ESG 평가 등급은 높지만, 담배 관련 기업이라 투자 대상에 제외된다. ESG투자는 도박·담배·주류·군수산업 관련 매출이 높은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개별주 말고 ETF로 투자해보세요
=ESG 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사는 게 편의성 면에서는 좋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ETF는 iShares ESG MSCI USA ETF(ESGU), iShares ESG MSCI EM ETF(ESGE), iShares MSCI KLD 400 Social ETF(DIS) 등이다.
=이들 ETF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IT기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안전성 선호하면 ESG 채권 투자
=ESG 채권도 있다. 환경개선, 사회문제 해결 등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하는 채권이다. 주요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가 ESG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ESG 채권의 수요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채권형 ESG 펀드인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 펀드’를 출시했다.
#대박주 놓칠 수 있다?
=ESG투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대박주’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높은 ESG등급을 받는 기업은 안정기에 접어든 경우가 많아서다.
=한국은 ESG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은행주의 비중이 크고, 대신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반도체나 바이오 관련 기업은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안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