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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으면 저절로 거리두기…루마니아 구두 장인 '발칙한 신발'

중앙일보

입력

루마니아의 수제화 장인 그리고레 럽이 자신이 개발하고 만든 길이 75cm인 구두를 신고 있다. 그는 이 구두를 신고 일상 생활 속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자는 취지로 신발을 제작했다. [EPA=연합뉴스]

루마니아의 수제화 장인 그리고레 럽이 자신이 개발하고 만든 길이 75cm인 구두를 신고 있다. 그는 이 구두를 신고 일상 생활 속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자는 취지로 신발을 제작했다. [EPA=연합뉴스]

'장인 정신'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발휘됐다. 얼핏 보면 바게트나 오리발처럼 보이는 이것의 정체는 가죽 신발이다.

루마니아 구두 명장, 앞코 긴 신발 제작 #두 사람 신으면 1.5m 거리 유지 가능 #제작에 이틀, 약 14만원, 주문 이어져

최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클루지에 거주하는 수제화 장인 그리고레 럽(55)은 앞코가 일반 신발보다 2배 넘게 긴 구두를 제작했다. 구두 길이가 약 75cm에 이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신발과 일반 신발의 길이를 비교했다. [EPA=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신발과 일반 신발의 길이를 비교했다. [EPA=연합뉴스]

럽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구두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리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봤다. 사람들은 점점 더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만약 두 사람이 이 신발을 신고 서로 마주 본다면 둘 사이에 약 1.5m의 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루마니아의 수제화 장인 럽이 제작한 앞코가 긴 신발. [EPA=연합뉴스]

루마니아의 수제화 장인 럽이 제작한 앞코가 긴 신발. [EPA=연합뉴스]

그는 지난 39년 동안 가죽 수제화를 만들어왔다. 전국의 극장과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구두 주문을 받을 정도로 솜씨가 좋아 명장(明匠)으로 불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경제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루마니아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럽은 일상생활 속에서 거리 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같은 신발을 고안해낸 것이다.

럽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신발의 가죽 색상과 디자인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럽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신발의 가죽 색상과 디자인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이 '거리 두기 신발'의 가죽 색상과 디자인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이 신발 한 켤레의 가격은 100유로(약 14만원)이며 제작에는 이틀이 걸린다. 지금까지 이 신발 주문 건수는 5건에 이른다고 외신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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