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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로 음식 서빙 , 딱 4명 온실식당 … 코로나 시대의 외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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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한 레스토랑 테이블에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두 남녀가 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한 레스토랑 테이블에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두 남녀가 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계 각국의 식당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봉쇄,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 증가 추세 #세계 곳곳 '창의적 거리두기' 식당 등장 #'샤워 커튼' 치고, 긴막대기 모자 쓰고 #유리 박스에서 외부와 격리돼’식사도 #봉쇄완화, “성급” 우려도, 獨 감염 증가

미국 오하이오주 노스캔턴의 한 식당은 이달 15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테이블 사이에 샤워 커튼을 쳤다. 다른 손님들 간에 접촉을 줄이려는 취지다. [AP=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노스캔턴의 한 식당은 이달 15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테이블 사이에 샤워 커튼을 쳤다. 다른 손님들 간에 접촉을 줄이려는 취지다. [AP=연합뉴스]

최근 미국 CNN, 비즈니스 인사이더, 영국 더선, 독일 영상 매체 럽틀리 등 외신에 따르면 '창의적인 방식'으로 손님 간에 거리를 두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식당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외신은 이런 식당들은 코로나 19가 가져온 새로운 삶의 방식에 인류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테이블 사이에 ‘샤워 커튼’이 쳐진 이곳은 미국 오하이오주 노스캔턴에 있는 한 식당이다.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이번 주말까지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 식당 역시 15일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천장에 샤워 커튼을 매단 건 테이블 사이를 막아 다른 손님들끼리 접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테이블 사이 간격을 넓히기 위해 좌석 수도 80개에서 55개로 줄였다.

독일 슈베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식당에서 나눠 준 긴 막대기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있다. 손님들 사이에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식당에서 도입한 것이다. [유튜브 캡처]

독일 슈베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식당에서 나눠 준 긴 막대기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있다. 손님들 사이에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식당에서 도입한 것이다. [유튜브 캡처]

독일 슈베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은 손님들에게 긴 막대기가 달린 모자를 나눠주고 있다. 이 모자에는 세 방향으로 막대기가 달려있다. 손님들 간에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혹여 막대기에 사람이 부딪힐 경우 다치지 않도록 막대기의 재질은 고무로 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1.5m로 벌려 놓았다.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물론 (안 쓰는 것보다) 불편하지만, 우리가 마음 편히 올 수 있도록 이 식당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온실 식당'에서 지난 5일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총 5개의 유리 박스 안에는 4명씩 들어갈 수 있고, 투명한 벽면을 통해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손님들과 떨어져 격리된 채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온실 식당'에서 지난 5일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총 5개의 유리 박스 안에는 4명씩 들어갈 수 있고, 투명한 벽면을 통해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손님들과 떨어져 격리된 채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 온실 식당의 종업원들이 페이스실드를 쓴채 음식을 긴 나무판 위에 올려 나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 온실 식당의 종업원들이 페이스실드를 쓴채 음식을 긴 나무판 위에 올려 나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의 온실 식당. [AFP=연합뉴스]

네덜란드의 온실 식당. [AFP=연합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유리 온실 식당’이 등장했다. 야외에 설치된 유리 박스 안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식사하게 된다. 하나의 유리 박스 안에 4명까지 들어갈 수 있고, 투명한 벽면으로 주변 경치도 감상할 수 있다. 종업원들은 얼굴 보호막인 페이스 실드를 쓴 채 음식을 나른다. 음식 안에 종업원의 손이 닿거나 종업원과 손님이 접촉하지 않도록 음식을 긴 나무판 위에 올린 채 전달한다. 이 식당의 한 직원은 “우린 서비스와 서빙, 청소 등의 방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부엌과 연결된 밧줄을 통해 음식을 전달하는 스웨덴 식당. [스웨덴 식당 bordforen 홈페이지 캡처]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부엌과 연결된 밧줄을 통해 음식을 전달하는 스웨덴 식당. [스웨덴 식당 bordforen 홈페이지 캡처]

스웨덴에는 아예 밧줄로 음식을 나르는 식당이 생겼다. 벌판 한가운데에는 1인용 테이블이 놓여있고, 바닥에 박힌 나무 막대기엔 밧줄이 묶여 있다. 이 밧줄은 식당 부엌으로 연결된다. 부엌에서 만든 음식을 바구니에 담아 밧줄을 통해 옮기는 것이다. 외신은 이 식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개념을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다른 테이블과의 접촉을 피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레스토랑. [AP=연합뉴스]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다른 테이블과의 접촉을 피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레스토랑. [A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한 레스토랑은 테이블마다 가운데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마주 보고 앉은 일행끼리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칸막이가 투명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식사할 수 있고, 칸막이 바깥쪽으로 서로에게 와인을 따라줄 수도 있다.

지난 4일 태국 방콕의 한 식당 테이블 위에 비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어도 서로 비말 등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앞 자리의 불판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서로 엇갈리게 앉도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 태국 방콕의 한 식당 테이블 위에 비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어도 서로 비말 등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앞 자리의 불판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서로 엇갈리게 앉도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테이블에 쳐진 비닐 가림막 안에서 식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테이블에 쳐진 비닐 가림막 안에서 식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 태국 방콕 한 식당에 설치된 가림막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가운데가 투명하게 뚫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 태국 방콕 한 식당에 설치된 가림막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가운데가 투명하게 뚫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동남아 국가들에선 이런 테이블 가림막이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다. 태국 방콕의 식당들은 비닐, 플라스틱, 아크릴 등 소재도 다양한 가림막으로 손님 간에 접촉을 줄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국숫집 역시 테이블 가운데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베트남의 국수집에 설치된 투명 가림막. [EPA=연합뉴스]

베트남의 국수집에 설치된 투명 가림막. [EPA=연합뉴스]

이런 자발적 예방조치에도 봉쇄 완화가 너무 성급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6일 봉쇄 조치를 완화한 지 며칠 만에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감염자 1명이 타인에게 얼마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재생산지수는 지난 6일 0.65까지 줄었으나 또다시 1을 넘겼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3일 스위스의 한 식당이 11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손님 간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사용 금지 테이블에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일 스위스의 한 식당이 11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손님 간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사용 금지 테이블에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8%는 자신의 주가 너무 일찍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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