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계 각국의 식당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봉쇄,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 증가 추세 #세계 곳곳 '창의적 거리두기' 식당 등장 #'샤워 커튼' 치고, 긴막대기 모자 쓰고 #유리 박스에서 외부와 격리돼’식사도 #봉쇄완화, “성급” 우려도, 獨 감염 증가
최근 미국 CNN, 비즈니스 인사이더, 영국 더선, 독일 영상 매체 럽틀리 등 외신에 따르면 '창의적인 방식'으로 손님 간에 거리를 두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식당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외신은 이런 식당들은 코로나 19가 가져온 새로운 삶의 방식에 인류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테이블 사이에 ‘샤워 커튼’이 쳐진 이곳은 미국 오하이오주 노스캔턴에 있는 한 식당이다.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이번 주말까지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 식당 역시 15일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천장에 샤워 커튼을 매단 건 테이블 사이를 막아 다른 손님들끼리 접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테이블 사이 간격을 넓히기 위해 좌석 수도 80개에서 55개로 줄였다.
독일 슈베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은 손님들에게 긴 막대기가 달린 모자를 나눠주고 있다. 이 모자에는 세 방향으로 막대기가 달려있다. 손님들 간에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혹여 막대기에 사람이 부딪힐 경우 다치지 않도록 막대기의 재질은 고무로 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1.5m로 벌려 놓았다.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물론 (안 쓰는 것보다) 불편하지만, 우리가 마음 편히 올 수 있도록 이 식당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유리 온실 식당’이 등장했다. 야외에 설치된 유리 박스 안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식사하게 된다. 하나의 유리 박스 안에 4명까지 들어갈 수 있고, 투명한 벽면으로 주변 경치도 감상할 수 있다. 종업원들은 얼굴 보호막인 페이스 실드를 쓴 채 음식을 나른다. 음식 안에 종업원의 손이 닿거나 종업원과 손님이 접촉하지 않도록 음식을 긴 나무판 위에 올린 채 전달한다. 이 식당의 한 직원은 “우린 서비스와 서빙, 청소 등의 방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에는 아예 밧줄로 음식을 나르는 식당이 생겼다. 벌판 한가운데에는 1인용 테이블이 놓여있고, 바닥에 박힌 나무 막대기엔 밧줄이 묶여 있다. 이 밧줄은 식당 부엌으로 연결된다. 부엌에서 만든 음식을 바구니에 담아 밧줄을 통해 옮기는 것이다. 외신은 이 식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개념을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이탈리아의 한 레스토랑은 테이블마다 가운데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마주 보고 앉은 일행끼리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칸막이가 투명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식사할 수 있고, 칸막이 바깥쪽으로 서로에게 와인을 따라줄 수도 있다.
동남아 국가들에선 이런 테이블 가림막이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다. 태국 방콕의 식당들은 비닐, 플라스틱, 아크릴 등 소재도 다양한 가림막으로 손님 간에 접촉을 줄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국숫집 역시 테이블 가운데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런 자발적 예방조치에도 봉쇄 완화가 너무 성급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6일 봉쇄 조치를 완화한 지 며칠 만에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감염자 1명이 타인에게 얼마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재생산지수는 지난 6일 0.65까지 줄었으나 또다시 1을 넘겼다고 외신은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8%는 자신의 주가 너무 일찍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