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세계인의 일상이 됐다. 외출과 접촉 자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 현상 속에서 세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입는 경제적 타격은 상당하다.
거리두기 일상에 자영업자 경제적 타격 상당 #영업에 사회적 거리두기 접목한 '新생존전략' #카트로 커피 주는 카페, 널빤지 이용 정육점 #서 있을 자리 지정 제과점, 계산대에 투명벽
코로나 시대를 사는 세계의 자영업자들은 다양한 ‘사회적 거리두기’ 판매 방식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이 손이 스치거나 얼굴을 맞대는 대면 접촉을 피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려는 아이디어들이다. 소상공인들의 지혜로운 생존 전략인 셈이다.
영국 웨일스에는 닫힌 출입문 밖에 앉아 있는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독특한 미용실이 생겼다. 출입문의 우편물 투입구에 손님이 머리카락을 넣으면 문 안쪽에서 미용사가 손질해주는 방식이다. 미용사와 손님이 얼굴을 맞대거나 몸이 닿을 가능성도 없어졌다. 영국 매체 더선은 이 미용실을 ‘머리카락 우편’이라고 소개했다.
모로코의 한 잡화점 주인은 손님과 멀리 떨어져서도 돈과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동 바구니’를 개발했다. 손님이 줄에 연결된 바구니에 돈을 넣으면 주인이 있는 곳까지 바구니가 당겨지는 식이다. 태국의 한 카페에선 긴 줄에 달린 작은 카트를 통해 커피와 돈을 주고 받는다.
독일 니더작센주의 두더슈타트에 있는 한 정육점에선 자체 제작한 나무 널빤지를 사용한다. 점원이 경사진 널빤지에 고기를 올린 후 내려보내면 손님이 이를 가져간다. 인도의 한 곡물 가게에서도 긴 원통에 곡물을 넣어 손님에게 전달한다.
이란의 한 제빵사는 자신의 제과점 앞 바닥에 선을 그어 손님이 서 있을 자리를 지정했다. 손님들은 서로 떨어져서 사각형 안에 서 있다가 자신이 주문한 빵이 나오면 받아가야 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한다는 홍보 영상을 만들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약 26억명이 외출 자제 명령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인구 약 78억명 가운데 3분의 1에 달한다. 이처럼 세계인이 동시에 발이 묶인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입은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영업 점포 3곳 중 1곳이 ‘임시 휴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한 취업포털이 자영업 사업장 338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30일 공개했다. 그 결과 “임시 휴업 했다”는 응답이 34.9%를 차지했다. 임시 휴업한 사업장의 84.8%가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문을 닫은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점포 10곳 중 9곳(94.2%)이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대폭 줄었는데 그대로인 임대료 지불도 큰 걱정거리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헤어 디자이너 베르나르도 라모스는 29일 미국 지역매체 아즈패밀리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예전 같으면 손님들로 꽉 찼을 토요일에도 손님들을 만나기 힘들다”면서 이렇게 손님은 없는데,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걱정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