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 “여름부터 순위 및 등락 표시 없앨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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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실시간 차트. 19일 오후 3시 기준 1위와 다음 순위 예측 등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멜론 캡처]

멜론 실시간 차트. 19일 오후 3시 기준 1위와 다음 순위 예측 등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멜론 캡처]

국내 음악 서비스 선두 업체인 멜론이 실시간 차트를 폐지한다. 카카오 멜론은 19일 “다가오는 여름, 실시간 차트가 새롭게 변화합니다”라는 공지사항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는 여름 시즌 안에 1시간 단위로 재생량을 집계해 발표하는 현행 실시간 차트에서 최근 24시간 누적 재생량을 반영해 매시간 발표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 네이버 바이브를 시작으로 지난 3월 SKT 플로가 1시간 단위 차트를 폐지한 데 이어 멜론도 변화의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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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실시간 차트는 각종 편법을 부추겨 실제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홈 화면에 노출된 ‘톱 100’을 즐겨 듣는 한국 소비자 특성을 악용한 사재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번 차트에 진입하면 몇 달간 꾸준히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불법 아이디를 동원해 공장을 돌린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인기 아이돌의 새 음반이 발표될 때마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수록곡 줄 세우기를 하는 ‘총공’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멜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순위와 등락 표기를 없애고, 순위대로 곡을 배열하는 대신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새롭게 개편되는 차트에서는 이달 초 도입된 ‘셔플 재생’ 기능을 기본 재생 방식으로 채택해 차트 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곡도 폭넓게 들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멜론 관계자는 “순위 경쟁을 지양하고 이용자들이 더 많은 곡을 발견하고 들을 수 있도록 다양성을 넓히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대 음악 플랫폼인 스포티파이가 연내 한국 시장 진출을 예고하는 등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멜론이 현재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79개국에서 2억71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스포티파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큐레이션 시스템이 강점이다. 멜론은 지난해까지 40%대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최근 구글 유튜브 뮤직 등의 활약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a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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