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이에서 코로나 전파" 美 연구결과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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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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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고양이가 무증상이라도 다른 고양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피터 하프만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와 위스콘신대 수의학교실 연구진은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이와 같은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에서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추출한 바이러스로 고양이 3마리를 감염시킨 뒤, 감염되지 않은 고양이 3마리와 1마리씩 짝을 지어 같은 공간에 뒀다. 그 결과 5일 만에 감염되지 않았던 고양이 3마리 모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실험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 6마리는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하프만 교수는 “재채기나 기침·고열, 체중 감소와 같은 증상은 전혀 없었다. 고양이 주인이 지켜봤어도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고양이로, 다시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확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수의학협회는 “(실험실에서 의도적으로 고양이를 감염시키는 것과 달리)자연 환경에서 고양이는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수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프만 교수는 반려동물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라고 조언했다. 그는 “반려동물에게 입을 맞추지 말고, 반려동물이 흘렸을 수도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물체 표면을 깨끗이 하라”고 당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가이드라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지금까지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미국 수의학협회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이코로나19 확산에 기여했다는 근거는 없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사람 대 사람’ 전염에 의한 것”이라면서도 “많은 질병이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기 때문에 언제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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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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