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풀리는데…코로나19 의심 '어린이 괴질' 뉴욕서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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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장례식장에서 29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시신을 냉동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장례식장에서 29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시신을 냉동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렸던 셧다운(봉쇄) 해제를 고려하는 가운데, 뉴욕을 비롯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정체불명의 질환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롱아일랜드 코헨 어린이병원에서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의심되는 어린이 환자 약 25명이 최근 몇 주간 입원했으며, 이 중 11명이 중환자실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혀가 빨갛게 되는 증상부터 관상동맥이 확장되는 증상 등을 보였다.

맨해튼에 있는 뉴욕 프레즈비테리언 어린이병원과 컬럼비아대 소아 중환자실 책임자인 스티븐 커니 박사는 "관련 증상을 보인 어린이 10~20명 가량을 치료했다"며 “전반적으로 염증 반응과 관련된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른바 '어린이 괴질'이라 부르는 이 질환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후 뉴욕에서 속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NYT는 "롱아일랜드와 뉴욕시 의사들을 인터뷰한 결과 최소 50명의 어린이가 해당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면서 "다만 모든 어린이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또 "어린이 괴질을 앓고 있는 수는 적고, 그 중 누구도 사망하지 않았으며 상당수의 어린이가 치료를 받으면 호전됐다"고 덧붙였다.

뉴욕 의사들은 지역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이후 어린이 환자들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며 '코로나19 감염 후 면역 반응'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이들은 어린이 괴질로 건강한 어린이가 갑작스레 중태에 빠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은 여전히 어른보다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에서는 현재까지 1만 3724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중 17세 이하의 어린이는 6명으로 집계됐다. 자료에 따르면 숨진 어린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20만 4475명이며, 사망자는 7만 1078명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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