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중에도 日선거는 아베가 이겨…"코로나 대응 잘해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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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갈팡질팡 대응으로 아베 내각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또 승리했다. 지난 26일 실시된 중의원 시즈오카현 제4선거구 보궐선거에서다.

중의원 보궐선거 자민당 후보 대승 #코로나 갈팡질팡…"그래도 자민당" #아베측 "코로나 대응 국민이 평가" #아사히 조사 "아베 연임 반대" 66%

지난해 7월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는 보도 이후 아베 총리가 자민당 본부를 찾아 밝은 표정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 이름 앞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7월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는 보도 이후 아베 총리가 자민당 본부를 찾아 밝은 표정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 이름 앞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민당 의원의 사망에 따른 이번 보궐선거에선 자민당 후보 1명과 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 공산당·사민당이 공동 지원한 무소속 후보 1명이 대결했다.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야당에선 "아베 내각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볼 만 하다", "2017년 선거 때도 비례대표 득표수에선 야당 표가 더 앞섰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6만6881표 대(對) 3만8566표,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차이로 자민당 후보가 이겼다. 2017년 자민당 후보의 득표율을 넘어서는 대승이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아베 정권이 아무리 갈팡질팡하더라도 일본 내의 '그래도 자민당' 정서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무소속 후보를 공동 지원한 4개 야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자민당 지지율(30% 안팎)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일본 내 정치 풍토에선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코로나19로 연일 코너에 몰려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은 반색했다. 27일 오후 자민당 회의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당이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었다. 코로나 대책에 대해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이해와 협력을 얻어 감사드린다"고 했다.

지난 17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선언 발령을 전국으로 확대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선언 발령을 전국으로 확대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선거대책위원장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아베 총리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아사히 신문이 3월 말~4월 초 2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는 아베 정권의 노선을 계승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계승하는 게 좋다”는 답변은 34%에 불과했다.

또 ‘자민당이 당 규칙을 바꿔 아베 총리가 내년 가을 이후에도 총리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자 반대가 66%로 찬성 26%를 크게 앞섰다.

차기 총리에 필요한 조건으로는 ‘공정성과 성실성’을 꼽은 답변이 40%에 달했는데, 아사히는 “사학재단 스캔들과 ‘벚꽃 보는 모임’ 등의 문제에서 아베 총리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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