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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방울토마토 쿠팡 매출 7배↑… 코로나가 바꾼 농산물 판로

중앙일보

입력

충남 금산군은 인삼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요즘 대세는 단연 ‘깻잎’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농가들이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 열풍을 타고 깻잎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깻잎을 비롯해 대표적 쌈 채소인 상추와 적쌈배추·치커리도 온라인 시장에서 매출도 늘었다.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 롯데마트 성정점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친환경농산물 홍보판촉 행사에 참석해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 롯데마트 성정점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친환경농산물 홍보판촉 행사에 참석해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충남도]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3월 금산 만인산농협의 깻잎 매출은 10억6000만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12월(9개월) 매출 2억2000만원보다 다섯 배나 많은 규모다. 만인산농협이 지난 3개월간 오픈 마켓인 쿠팡을 통해 판매한 채소(깻잎·상추·오이·치커리 등) 매출도 10억7500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바뀐 소비형태 때문이다.

세도 방울토마토 1~3월 10억8000만원 판매 #금산 깻잎 3개월간 10억6000만원 매출 올려 #강원도 감자·오징어 완판, 서버 마비 되기도 #자치단체마다 드라이브 스루 판매장도 설치

충남 부여군의 대표적 농산물인 ‘방울토마토’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 올 1~3월 부여에서도 농협이 쿠팡을 통해 판매한 방울토마토는 10억8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000만원보다 6.8배나 늘어난 액수다. 보관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적지 않은 매출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상대로 홍보를 강화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농산물 판매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국을 강타한 코로나19가 농산물 구매 방식을 바꾸고 있다. 대형마트나 시장, 현지를 찾아 농산물을 사던 방식 대신 온라인 쇼핑을 통하는 방식으로 기울고 있어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 지침을 따를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경쟁적으로 도입한 신속 배송도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충남도 농산물마케팅팀 관계자들과 쿠팡 관계자들이 쿠팡 본사에서 '농산물 이벤트 광고 패키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 농산물마케팅팀 관계자들과 쿠팡 관계자들이 쿠팡 본사에서 '농산물 이벤트 광고 패키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강원도에선 사전 예고와 비대면 거래, 저렴한 가격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일부 농수산물의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동해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해 오징어 팔아주기 특판 행사를 진행,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동해시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동해몰’을 통해 오징어 2000상자를 팔기로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마비됐다. 이에 급하게 동해시수협 쇼핑몰로 판매처를 옮겼고 평소보다 10배 이상 증설했지만 이마저도 접속자가 많아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오징어는 판매를 시작한 지 4시간 만에 2000상자가 팔렸다.

앞서 동해시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돕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손질 오징어 1인당 1박스(10마리)를 2만원(정상가 2만7500원)에 팔겠다고 예고했다.

감자 팔아주기 운동으로 큰 호응을 얻은 최문순 강원지사도 오징어 판매에 힘을 보탰다. 최 지사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 징짜 세일해? 어? 코로나 극복을 위해 동해시청에서 1박스당 2만원의 가격으로 총 2000박스의 오징어를 판매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려 오징어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평창군 진부농협경제사업소를 찾아 평창감자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최문순 강원지사가 평창군 진부농협경제사업소를 찾아 평창감자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최 지사는 지난달 11일에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로 인한 외식불황, 학교 식자재 감소 등으로 고통받는 강원감자 농가에 힘을 보태기 위해 10㎏을 택배비 포함 5000원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저렴한 가격에 감자 특판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4일 만에 준비한 감자 10㎏짜리 20만 6000박스가 모두 팔렸다.

코로나19 검사 방식으로 도입했던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형)도 농산물 판매에 접목했다. 충북 충주시는 지난 4일부터 충주세계무술공원 주차장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다. 장터는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소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천막을 지나면 농민들이 트렁크에 농산물을 실어준다. 충주 사과와 딸기, 방울토마토, 더덕, 도자지, 유정란, 버섯 등 농산물을 시중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소비자는 차량에서 내릴 수 없으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 판매장에는 6개 농가가 참여했다. 하루 매출은 300만~400만원 정도다.

충북 충주시 세계무술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장에서 시민들이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 충주시]

충북 충주시 세계무술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장에서 시민들이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 충주시]

충주시 신동규 유통팀장은 “드라이브 스루 장터를 방문하는 고객들 대부분 농산물을 사려고 오기 때문에 농가 호응이 높다”며 “비대면 접촉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청주·춘천=신진호·최종권·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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