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영국총리 퇴원…“다른 길로 갈뻔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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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 트위터 영상에서 퇴원 소식을 전하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위터 캡처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 트위터 영상에서 퇴원 소식을 전하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퇴원 소식을 직접 전했다.

존슨 총리는 12일(현지시간) 퇴원 후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영국의 국가운영 보건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내 목숨을 살린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빚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5분 분량의 영상 속에서 존슨 총리는 쉰 목소리로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내려갔다. 그는 자신을 보살핀 의료진을 ‘무적’(unbeatable)이라고 추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두 가지 길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 있었다”며 치료 중 위기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48시간 동안 병상 곁을 지켜준 두 간호사분 덕분에 한쪽 길을 택할 수 있었다”면서 “내가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산소를 공급받아 살 수 있었던 것은 밤새 나를 살펴보고, 필요한 치료를 해 준 의료진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 5일 상태가 악화해 런던 세인트토머스 병원 집중치료실(ICU·내과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입원 다음 날인 6일 중환자실 병상으로 옮겨져 사흘간 산소치료를 비롯한 집중 치료를 받았다. 9일 밤 일반 병동으로 복귀했고, 사흘 만인 이날 퇴원했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존슨 총리는 총리의 별장인 체커스에 머물며 요양할 것”이라며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의 총리 권한 대행은 도미닉 라브 외무부 장관이 맡고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초기 방역과 대처에 안일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초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했을 때도 “나는 계속 악수하고 다닌다”고 말해 감염 위험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0일에서야 전국의 학교, 식당, 체육관 등에 폐쇄 조처를 내리는 등 엄격한 격리·통제에 나섰고, 23일 대국민 성명을 통해 필수적 업무를 위한 출퇴근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무르라고 발표했다.

한편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로 1만명을 넘겨 1만612명이 됐다. 누적 확진자는 총 8만4279명으로 늘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이 넘는 나라는 각국의 공식집계 기준으로 미국·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영국 등 5개국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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