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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총장 “더 많은 시신가방 원하나” 성난 트럼프 “지원 보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정치 쟁점화 말라”고 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정확한 분석이나 하라”고 반박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볼 때 그가 정치 얘기를 하는 걸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다. WHO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도 밝혔다.

총장 “코로나 정치 쟁점화 말라” #트럼프 “WHO 모든 게 중국 위주” #아소도 “WHO는 중국보건기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WHO는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두세째 주에 발병이 시작된 뒤 한 달 뒤인 1월 14일 사람 간 감염 증거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내가 중국발 항공기 입국을 금지했을 때도 아주 심하게 비난했지만 모두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4억5200만 달러를 WHO에 지원했고 중국은 4200만 달러를 냈다”며 “모든 나라가 온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지만 매우 불공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WHO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결론이 날 때까지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언급하며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선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더 정확한 분석을 제공했다면 사람들에게 더 나은 봉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이어 “WHO의 모든 일이 중국 중심적이었다”며 “(WHO는) ‘모든 게 괜찮다. 사람 사이 감염은 안 되고 국경을 계속 열어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중국과의 관계를 볼 때 그가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내가 아니라 그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모든 일이 중국 위주”라며 “그것은 옳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앞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날 회견에서 “제발 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며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는다면 정치 쟁점화를 삼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WHO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지난달 26일 “WHO는 세계보건기구라기보다는 중국 보건기구 아니냐”며 “‘CHO로 고치자’는 얘기가 왕왕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WHO 수장 교체론에 대해 “지금은 그런 종류의 변화를 할 때가 아니다”며 “WHO가 업무 수행을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고, 되돌아볼 시간은 많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은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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