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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청각 장애학생 원격수업? 학부모 반발 부른 유은혜의 입

중앙일보

입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청인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청인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는 9일 중3‧고3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는 가운데, 장애학생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맞춤형 원격수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인천청인학교 찾았다. 온라인 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인천청인학교는 공립 특수학교로 유치원과 초‧중‧고 등 모두 49학급 273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장애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출석 수업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며 “특수학교도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공립 특수학교인 인천청인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 간담회'에서 온라인 개학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공립 특수학교인 인천청인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 간담회'에서 온라인 개학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지난 1일 교육부는 장애학생 원격수업 대책을 발표했다. 시각·청각장애 학생에게 원격수업 시 자막과 수어·점자 등을 제공하고,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원격수업과 방문교육을 병행한다는 내용이다. 또 특수교사의 원격수업 지원을 위해 6일부터 국립특수교육원에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도 개설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그러나 대책이 부실하다고 걱정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는 “일반학생과 달리 장애학생 대상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할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 같다”며 “학교에 문의해 봐도 교사들도 모른다고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에겐 온라인 수업의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청각·시각장애 학생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게 가능하지만, 화면해설 등 지원 부족으로 수업 이해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 또 발달장애 학생은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6일 대전 서구 둔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6일 대전 서구 둔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으로는 장애학생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 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은 “특수교사는 현장에서 학생과 교감하며 수업 내용이나 방법을 조절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주입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밖에 못 한다”며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립성·사회성을 익히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에 한해 현장 수업을 진행하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는  “특수교육은 4~5명의 적은 인원으로 진행되는 만큼 수업 시간대를 나누면 현장 수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방문교육보다 학교에서 수업하는 게 교육효과도 크고 더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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