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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창궐' 2월 일자리 증가 폭, 금융위기 이후 최저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서구 중리동 서대구산업단지의 한 입주업체가 폐업해 문을 잠그고 있다. 원자재 수입과 완성품 수출이 막히면서 서대구산업단지 입주업체 조업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서구 중리동 서대구산업단지의 한 입주업체가 폐업해 문을 잠그고 있다. 원자재 수입과 완성품 수출이 막히면서 서대구산업단지 입주업체 조업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일자리 증가 폭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여행업종 종사자가 많이 감소한 탓이다.

2월 일자리 증가 폭 어떻길래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48만8000명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16만3000명(0.9%) 증가했다. 월별 종사자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최근 30만명 안팎의 종사자 증가 폭과 비교해도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실업난 조짐 보인 곳은? 

지난달 코로나 발 실업난 조짐을 보인 곳은 숙박·음식·여행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분야다.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5만3000명(4.2%) 줄었고, 여행사·청소·경비·콜센터 노동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에서는 1만2000명(1%)이 감소했다. 공연·헬스장 등 예술·스포츠서비스업에서도 6000명(2%)이 줄었다. 지역별로도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한 대구(-0.2%)·경북(-0.2%) 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았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식당 등 음식업은 폐업 위기에 몰린 곳이 많고 여행·공연·예술·스포츠업 등도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달이지만, 온전히 '심각' 단계로 접어든 이달부터는 더 어려운 상황이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자리 증가 양호한 곳도 있나?

제조업 등 나머지 업종은 최대한 버티는 모습이다. 종사자 수 비중(약 20%)이 가장 큰 제조업은 한 해 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종사자 수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 비중이 높은 업종에선 채용 확대 등으로 종사자가 늘어난 곳도 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선 10만6000명(6.1%),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에서 4만명(5.4%) 등이 증가했다.

기업 규모로는 소규모 사업장의 일자리 증가 폭이 더 낮았다. 상용직 300인 미만 중소기업 종사자는 0.6%(9만8000명) 증가했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에선 2.3%(6만5000명) 증가했다.

"3·4월엔 실업자도 늘 것" 

지난달은 코로나 위기가 '실업 대란'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통계청이 집계한 실업률은 지난달 4.1%로 한 해 전(4.7%)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임 차관은 "지난달에는 유급 휴업을 택하는 사업장도 있는 상황이지만, 3·4월로 접어들면 실업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상황을 살펴보고 추가 보완 대책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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