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베이터 속 코로나 '불안감', 역발상으로 극복하려는 스타트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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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삶의 공간인 엘리베이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불안의 공간이 됐다. 이쑤시개로 버튼을 누르고, 이웃 주민이 타도 멀리 떨어져 눈길마저 피하는 일이 많아졌다.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스크린(엘리베이터TV) 플랫폼 회사인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이 같은 불안을 역발상으로 이용했다. 정부 및 여러 스타트업과 손잡고 엘리베이터TV를 코로나 19 예방 및 극복 플랫폼으로 바꾼 것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 19 확산 초기 행정안전부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 19 극복 캠페인'을 위해 엘리베이터TV 를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행안부도 대국민 안내가 필요했기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긴급 제작된 '코로나19 국민예방수칙' 콘텐트는 1월 말부터 서울 등 23개 도시 4만 1000여개 엘리베이터에 안내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마스크 5부제 안내 등 정부의 새로운 코로나19 관련 지침도 선보이며 '코로나 극복 게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 윤제현 대표는 "처음엔 손 소독제 기부를 고민했지만 일회성 기부보다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겠단 생각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엘리베이터TV를 통해 선보이는 코로나19 관련 캠페인.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엘리베이터TV를 통해 선보이는 코로나19 관련 캠페인.

스타트업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주민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도 선보이고 있다. 아이 돌봄서비스 스타트업 '자란다(대표 장서정)'와 함께 육아 공백을 메워주는 긴급 무료 돌봄 서비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자란다 측이 무료 돌봄 서비스를 기획하고, 포커스미디어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아파트 단지에 캠페인을 알리는 식이다. 코로나19로 학원을 가지 못하는 학생, 취준생을 위한 어학공부 무료 수강 지원(앱서비스 튜터링)캠페인도 엘리베이터TV에 나오기 시작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시행하는 클린엘리베이터 캠페인. 4만 1000개 엘리베이터에 향균필름을 무료 시공하고 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시행하는 클린엘리베이터 캠페인. 4만 1000개 엘리베이터에 향균필름을 무료 시공하고 있다.

최근엔 엘리베이터 버튼에 항균 필름을 부착하는 캠페인도 시작했다. 물리적인 불안제거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표는 "25일부터 4만 1000대 엘리베이터 버튼에 항균 필름을 부착하고 정기 소독을 하는 '클린엘리베이터'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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