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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어치 마케팅 지원"…43:1 경쟁률 뚫은 스타트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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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스타트업이 마케팅에 신경쓰기란 쉽지 않다. 규모가 작아 '기획자', '개발자'만 있는 경우가 많고 금전적 여유도 없으니 마케팅이나 브랜딩은 차일피일 미루기 마련이다. 그런 스타트업에 3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준다면? 영상광고를 대신 제작해주는 곳이 생긴다면? 3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I WILL BE 빽 2020' 공모 선발전은 이런 취지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마케팅 지원 사업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대표 최성진)과 포커스미디어코리아(대표 윤제현)가 올해 '스타트업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했다.

이날 본선 무대에는 10개 팀이 올랐다. 이들은 6분 간 서비스를 발표하고 심사위원 질문을 받았다. 이중 최종 4개팀으로 선정된 업체는 '더 파이러츠', '세차왕', '키튼플래닛', '홈핏'이다. 170개 스타트업이 지원했으니 43: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한 셈이다. 상품 및 서비스의 혁신성과 광고 플랫폼(아파트 엘리베이터 영상광고) 적합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우승팀은 각각 3억원 상당의 마케팅 비용을 지원받는다.

31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마케팅지원 프로그램 '아윌비빽 2020'행사에서 우승한 4개 스타트업. 정원엽 기자

31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마케팅지원 프로그램 '아윌비빽 2020'행사에서 우승한 4개 스타트업. 정원엽 기자

더파이러츠는 '인어교주해적단'이라는 수산물 정보 플랫폼을 운영한다. 전국 145개 수산시장 722개 제휴 점포를 기반으로 당일 수산물 시세와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플랫폼이다. '세차왕'의 경우 고객을 찾아가서 세차 해주는 출장 서비스다. 고객이 직접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검증된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세차와 차량진단까지 해준다.

키튼 플래닛은 양치 교육 앱 '브러쉬몬스터'와 스마트 칫솔을 통해 아이들이 증강현실(AR)을 경험하며 즐겁게 양치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스마트폰 앱과 칫솔 연동을 통해 아이가 양치한 결과를 보여주는 보고서도 제공한다. 홈핏은 운동 트레이너들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운동을 도와주는 '홈 PT' 구독형 서비스를 시작하며 주목 받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홍성태 명예교수는 "결선에 오른 10팀 모두 훌륭한 서비스를 갖췄지만, 아파트 광고로 높은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선정된 4개 팀은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운영하는 서울·경기 지역 2300여개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스크린에 집중 광고를 할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 윤 대표는 "약 450만명이 매일 접하는 생활미디어를 통해서 스타트업의 혁신적 서비스와 상품이 스며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도 마케팅·브랜딩 필수

"타다 이용자들은 '지지성명'을 내서라도 타다를 지키고 싶어해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브랜딩실 장인성 상무가 스타트업에 있어서 '지지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치믈리에 자격시험', '배민 신춘문예' 등 배달의 민족 브랜드를 쌓는데 기여한 장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스타트업인데 브랜딩하면 사치인가요?'라는 주제로 스타트업에 조언했다.

31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마케팅지원 프로그램 '아윌비빽 2020'행사에서 우아한형제들 장인성 상무가 스타트업 브랜딩 강연을 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31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마케팅지원 프로그램 '아윌비빽 2020'행사에서 우아한형제들 장인성 상무가 스타트업 브랜딩 강연을 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그는 "브랜딩은 사람과 같다"고 했다. 처음 누군가를 만나면 첫인상을 판단하듯이 스타트업이나 서비스도 첫인상이 생긴다는 거다. 이어 "브랜딩을 안 해도 남이 상상해서 브랜딩을 당해버린다면 차라리 우리가 의도하는 데로 이미지를 만드는 게 났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라고 '브랜딩'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말이다. 장 상무는 "지지자나 팬은 주변에 서비스를 알리고 추천해주기에 스타트업에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브랜딩을 포장이라 생각하지 말고 '본질'이라고 여기고 지지자를 만들어"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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