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확진 40대, 증상 있는데 17일간 찜질방·노래방 다 다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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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추가됐다.

해외서 온 2명과 40대 여성 등 3명 확진 #유성구 공인중개업소 근무 40대 여 직원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매일 돌아 다녀 #아웃렛매장·순대국밥집·병원 등도 포함 #

24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안내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안내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뉴스1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입국한 60대 여성과 20대 남성, 40대 여성 등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역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유성구 죽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48세 여성은 전날 양성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의 지인이다. 이 남성은 공기업인 유성구 봉산동 소재 한국가스기술공사 사무직 직원이다. 이 공기업 직원은 200여명이다.

이 여성은 지난 8일 발열 등 증세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24일까지 선별진료소에 가서 코로나19 진단을 하지 않고 대전시 유성구·서구 지역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대전시는 전했다. 이 기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했다.

이 여성은 서구 둔산동에 있는 찜질방(여성전용불한증막), 둔산동 순대국밥집 등 음식점 6~7곳, 아웃렛매장, 노래방 등을 다녔다. 이 찜질방은 최근 모두 3차례 다녀갔다. 또 코로나 19 유사증세가 나자 둔산동 한사랑의원과 인근 약국을 각각 2차례 찾았다. 이 여성은 유성구 구암동의 한 부동산중개소에서 일했다. 이 때문에 접촉자가 다수 있을 것으로 대전시는 보고 있다. 대전시가 파악한 이 여성의 밀접 접촉자는 자녀 2명과 부동산중개업소 근무자 등 15명이다.

대전 유성구보건소 정문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유성구보건소 정문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 여성은 지난 24일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남성(공기업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자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이 남성이 검진을 받은 선별진료소도 동행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기업 직원이 이 여성에게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확한 것은 역학조사를 해봐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서구 만년동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서울에 사는 딸과 함께 미국(뉴욕)과 남미 등을 10일 동안 여행한 뒤 지난 22일 입국했다. 입국 뒤 서울 송파구 딸 집에 머물다 24일 대전으로 내려왔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송파구보건소를 찾았다. 이어 지난 25일 대전 서구보건소에서 검사결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의 딸도 자가 격리중이다.

동구에 사는 20대 남성은 최근 미국 뉴저지의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머물다 지난 21일 귀국했다.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동구 한국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대전시 방역 당국은 이들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 중이며, 방문 장소가 확인되는 대로 방역할 계획이다.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 학교 명물인 거위 떼가 봄볕을 맞으며 주위를 살피고 있다. KAIS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부를 제외하고 학부생을 생활관(기숙사)에서 퇴사하는 조처를 시행했다. 연합뉴스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 학교 명물인 거위 떼가 봄볕을 맞으며 주위를 살피고 있다. KAIS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부를 제외하고 학부생을 생활관(기숙사)에서 퇴사하는 조처를 시행했다. 연합뉴스

 대전시는 지역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 유학 온 학생이 4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입국하면 입국 시 공항서부터 대학까지 수송키로 결정했다. 대학 기숙사 등에 입주하면 일정 기간 격리하고 코로나 10 검진을 할 방침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 등 해외에 나간 대전지역 한국 유학생이 입국하면 어떻게 이송할 것인지는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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