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3인방 중 '와치맨'도 검거···창시자 '갓갓'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n번방’ 사건의 주요 피의자 조 모(별명 박사)씨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9일 ‘n번방’ 사건의 주요 피의자 조 모(별명 박사)씨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n번방 사건)의 주요 피의자 3인방 중 ‘와치맨’이 붙잡힌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말 '와치맨'(혹은 감시자)으로 알려진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관련 범죄 창시자인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넘겨받아 운영한 인물이다. A씨가 운영하는 대화방은 ‘고담방’으로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 그는 “폐쇄된 음란물 공유 웹사이트 소라넷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후 경찰의 수사망에 걸렸고 ‘박사’가 그 빈자리를 차지한 뒤 범행을 이어가다 뒤따라 붙잡힌 것이다.

'와치맨'과 '박사'를 검거하면서 3인방 중 남은 사람은 '갓갓' 한 사람뿐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이 '갓갓' 검거 작전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갓갓'의 것으로 추정되는 IP주소들을 특정한 상태다.

3인방의 범행 수법은 협박에 기반을 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성년 여성 등에게 접근한 뒤 신상정보 등을 받고 약점을 찾았다. 이후엔 협박해 점차 수위가 높은 음란 사진·동영상을 받아냈고 이를 별도로 만들어 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 등을 상대로 돈을 받고 입장하게 했다.

경찰은 3인방뿐만 아니라 범행을 도운 조력자, 추종자, 대화방 회원 등을 전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n번방 참여자는 26만 명가량(중복 인원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범행 주동자들을 검거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그 과정에서 다른 가담자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