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표 및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7일 "정의당은 원칙을 지키겠다. 정의당의 길을 가겠다. 당장의 이해관계에 매몰된 결정이 훗날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며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번 잘못 끼워진 단추가 얼마나 많은 과오와 오류를 낳는지 우리 정치사가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연합정당을 겨냥해 "21대 국회 구성을 앞두고 꼼수가 꼼수를 낳고 반칙을 반칙으로 합리화하는 정치권의 참담한 모습이 두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오늘 아침 '눈 덮인 광야를 지날 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 발자국이 따르는 후세의 길이 되나니'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평생 좌우명을 되새기고 나왔다"며 "정의당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정의당 후보들은 그동안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헌신해온 우리 정치의 보배들이다. 당 대표인 저의 책무는 대한민국 진보의 일꾼들인 이들의 심장에 붙은 정의당 마크를 지켜주는 것"이라며 "정의당이 일신의 안위와 따뜻한 곳을 찾아다년다면 지금의 정의당이 존재했을 리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 가치인 정치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표심을 오로지 집권여당과 보수야당 심판 중 선택하는 것으로 가둬선 안 된다. 과거로 회귀하는 수구야당, 현재에 안주하는 집권여당에 비판하는 국민에게도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은 총선 이후 진보개혁 협치로 촛불개혁 사명을 완수하겠다"며 "정의당의 길을 안타깝게 보시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 저희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민주와 진보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정당과 적대하거나 갈등하는 것이 아니다. 반칙과 꼼수에 대한 거절이다"고 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그동안 헌정을 유린하고 민생을 위협한 수구세력에 맞서 가장 철저히 싸웠다. 촛불시민의 열망을 과감한 개혁으로 견인했다"며 "정의당이 제자리를 지켜야 수구세력의 퇴장을 앞당길 수 있다. 정의당이 힘을 가져아 문재인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진보의 길을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의 유불리를 떠나 원칙을 지키는 정당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 극단화된 거대 양당 틈바구니에서 민생 협치를 이끌 교섭단체 정당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며 "지금이 정의당이 가장 필요할 때다. 국민 여러분이 위성정당, 꼼수정당을 심판해달라.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정의당의 길을 승인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