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 2월말부터 코로나 증상, 더 일찍 퍼졌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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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장기간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첫 확진자보다 이른 시기에 증상이 나타난 직원이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서울시는 11일 “2월 24일부터 3월 8일 사이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을 방문했던 사람 중 유증상자는 선별진료소로 방문하시길 바란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당초 지난 3~8일 방문에서 기간을 넓혀 잡은 것이다.

마포구 사는 직원 2월 28일 인후통 #8일 확진 노원구 거주자보다 앞서 #직원·가족 확진자 99명으로 늘어 #서울시 “콜센터 417곳 전수조사”

해당 콜센터 직원 중 8일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노원구 거주 A씨(55)의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6일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에 따르면 A씨보다 일찍 증상이 나타난 직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확진자 B씨의 경우 지난달 28일에 코로나19 증세인 인후통을 느꼈다고 한다. 양천구에 사는 직원 C씨는 지난달 29일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경북 추월한 서울 하루 확진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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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것으로는 3월 4일쯤 환자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더 자세한 사항은 역학조사가 더 진행돼야 안다”고 밝혔다.

11일(오후 7시 기준) 구로구 콜센터 확진자는 99명으로 늘었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첫 번째 확진자와 같은 층인 11층에서 근무했다. 서울시는 11층 207명 근무자 외에 7~9층 근무자 550명에 대한 검체 채취도 진행한다. 이강호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장은 “구로구 콜센터 관련 종사자 중에 신천지 신도 5명을 확인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 소재 민간 콜센터 417곳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콜센터 56곳 중 7곳의 30명으로 늘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사업장은 신한카드 반월당 센터로 19명으로 확인됐다. 이 콜센터의 전체 직원 수는 100명이다. 이어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에서만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시는 삼성전자와 DB손해보험 콜센터 등을 폐쇄했다. 대구은행은 본점에 있던 90여 명의 직원 중 40명을 범어 지점으로 근무지를 변경, 집단 감염 사태에 대비했다. 지자체별로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추가 검사가 진행되면서 2·3차 이상의 감염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다중이용시설의 강제 휴업 조치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클럽·콜라텍과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은 집단감염에 취약한 사무 환경이므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들 사업장에 영업 중단을 권고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영업중지(시설폐쇄) 행정명령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뒤늦게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감염 위험을 낮출 가이드라인(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윤상언·이우림·김현예 기자,
대구=백경서·김윤호·이은지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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