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중국산 공산품 쓰나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인천공항 물류센터에 쌓인 해외 직구 물품들. 

3일 만에 끝난 중국산 규제 … 고민은 계속돼야 합니다

<단속이라는 것은 퀄리티 기준을 딱 잘라서 (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형사적으로 단속하라는 것입니다. 프리드먼은 그것(퀄리티)보다 더 아래라도, 완전히 먹어서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그 (퀄리티) 아래라도 없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위생이나 이런 퀄리티는 5불로 맞춰 놓으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게 됩니다.>

기억하십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예비 후보 시절인 2021년 여름에 한 말입니다.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했던 것이었죠. ‘프리드먼’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을 말하는 것이고, 윤 대통령은 그의 『선택할 자유』를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매일경제 인터뷰 기사에는 위의 말이 게재되지 않았는데요, 전체 발언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쟁이 벌어졌죠. 당시 여권 등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불량식품을 먹어도 된다는 거냐”고 공격했고, 윤 대통령은 “각종 행정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검찰 재직) 당시에 책을 인용해 (단속하지 말자는) 논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데 기준을 너무 높이고 단속하고 형사처벌까지 나아가는 것은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이 아니냐는 게 평소의 생각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3년 전 일을 다시 떠올린 것은 최근에 벌어진 중국발 이커머스 상품에 대한 규제 논란 때문입니다. 정부가 80개 품목에 대한 KC 인증을 요구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가 3일 만에 거둬들였죠. 값이 싼 중국산 물품 못 사게 해 결국 비싼 국산 제품이나 다른 나라 물품을 쓰게 하는 것이냐는 한국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제자리인데, 어쩌라는 것이냐는 원성이 드높았습니다. 

정부가 안전성을 문제로 삼아 KC 인증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중국산 저가 물품의 공세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을 막아 보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14개 부처 공무원이 모여 규제 작업을 벌였고요.